나에게는 큰 도전, 커리어 전환
사실은 머뭇거렸다. 이 얘기를 터놓아도 괜찮을까.
늘 생각도 많고 걱정도 많았기에 이 이야기를 해버리면 혹여나 내가 준비하던 것들이 내 꿈이 한순간 날아가버릴까. 제대로 형태가 잡히지도 않았는데 말부터 앞서기엔 조금 두려움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나의 모습이자 현재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것이기에 솔직한 마음으로 진솔하게 소통하지 않으면 독자들은 금세 알아차릴 것을 나는 알기에 이야기해보기로 한다.
나는 학생 때 영상 애니메이션을 전공했고 동화책을 만들고 싶은 꿈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문학을 너무 사랑했고 책을 좋아했다. 학부를 졸업할 때쯤 동화책 공모전도 도전해 보고 포트폴리오 용으로 무료로 작업해 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졸업을 하고 이 업계로 뛰어들기엔 너무 막막했고 두려웠다. 불안도가 원래도 높았던 사람이라 아무런 경험 없이 무작정 프리랜서를 할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잠시 우회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다른 일 하지만 동화책과 관련이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또 뭐가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했다.
나는 영어를 좋아했고 교육 쪽에도 관심이 많았다. 선생님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도 낯설고 어렵긴 했지만 대체로 아이들이 나를 좋아했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화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 아이들과 교류를 해보고 싶었고 현장에서 직접 아이들을 경험해 보고 느껴보고 싶었다. 물론 이 전에도 교회에서 잠깐 그리고 아르바이트할 때 잠깐 아이들을 가르치고 놀아줬던 경험이 있기는 했다. 그래서 영어 공부를 좀 더 한 후에 영어 유치원에서 일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당연히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인턴기간 이외에도 교육을 더 받았고 유아교육에 대해 집에서 따로 공부도 했다. 여전히 힘들었지만 세상에 힘들지 않은 신입이 어디 있으랴.
그렇게 힘든 1년을 보내고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게 되었다. 그 해에는 일을 그만두고 볼로냐에서 주최하는 어린이 그림책 북페어를 가려고 계획했다. 그리고 코로나가 터졌다. 할 수 없이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도 내년에 내년에 하며 미루고 또 미루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7년이라는 기간 동안 한 번의 이직을 한 후 계속 근무를 했다.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힘들긴 했지만 너무 보람차고 뭉클한 감동의 나날이었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던 일이 쉽고 익숙하고 편했다. 물론 종종 바람 잘날 없는 이슈가 터지긴 했지만 그건 일을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점점 어른이 되어가는 듯했지만 내가 원하던 것 내 꿈은 조금씩 잊혀 가는 듯했다. 결혼 자금마련, 집 마련, 노후 준비 등등 현실적인 것들이 눈에 들어오니 일을 그만두기가 무서웠다. 하지만 이 시기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올해 큰 마음을 먹고 일을 그만두게 된다. 일을 그만두자마자 나름의 큰 일이었던 수술부터 해치웠고 직후 미리 찾아봤던 국비 수업을 지원해서 듣게 되었다. 그때는 이게 꿈을 향한 첫 발을 내디딘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과정과 방향이 쉽지 만은 않았다.
(내용이 길어질 듯하여 2편에서 계속할게요.
업로드한 사진은 제가 직접 그린 삽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