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쑤시다 발견한 또 다른 나
호기심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늘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는데 그게 타겟이 하나로 좁혀지면 추진력이 무지막지 강해진다는 나에게는 그런 장점이자 단점이 존재했다.
현재는 동화책 일러스트로 방향을 잡았고, 이리저리 시도하며 포트폴리오를 보냈던 중 몇 주 전에는 스레드로 보낸 포트폴리오에 답을 받았다. 견적서를 보냈지만 결국 그 일은 함께하지 않기로 결정되었다. 그래도 연락을 받은 것에 만족하며 내 그림이 선택받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뿌듯해했다.
그리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어떤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되물었다. 나의 대답은 한결같이 늘 '사랑'이고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약자들을 보호하고 싶고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였다. 좀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면 좋겠다. 서로 간의 존중이 있으면 좋겠다 섬세함으로 물든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 말고 나 하나라도 라는 마음을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지난주엔 처음으로 커피챗이라는 것도 해봤다. 실무자와의 대화를 통해 조언을 얻고 내가 가고자 하는 것에 대한 방향성과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건 지지난주 인스타그램에서 본 포스팅에서 30분 동안 무료로 진행한다는 커피챗 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내가 보고 신청했던 포스팅
커피챗의 개념이고 이름은 Portfolio chat이었다.
출처: https://www.instagram.com/p/DBGtfDKt4LL/
이미 프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작가분들이나 편집자들, 디자이너들이 시간을 내서 신입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궁금했던 질문에 답을 해주는 대화였다. 리스트를 훑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작업물을 가진, 그리고 경력이 있어 보이는 작가에게 신청을 했다. 내가 대화를 나눈 작가님은 Carolina Buzio였고 그분은 현재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애니메이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다. 사실 대화를 나누기 전 영어로 한다는 것에 대한 긴장감과 처음으로 실무자와 커피챗을 한다는 것에 긴장감 둘이 혼합이 되어 원래도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인데 더 걱정이 되었다. 그 얘길 했더니 최근 언어교환으로 알게 된 친구가 자기가 커피챗 하기 전에 입 푸는 걸 도와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전에 3시간 동안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서 대화하고 떠들었고 친구는 너 괜찮을 거다라고 힘을 실어주었다. 그 작가님이 심한 악센트를 가진 것만 아니길 기도했다. (간혹 이탈리아, 프랑스 악센트가 심한 영어는 알아듣기가 힘들다.)
오히려 긴장을 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커피챗은 무사히 잘 마쳤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작가님은 정말 친절하고 나이스하셨다. 감사하게도 서로 소개하고 이런저런 대화 나누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 10분을 더 얘길 해주셨다. 전반적으로 내가 궁금했던 부분들을 미리 메일로 보내드렸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가이드를 주셨고 이런 방향으로 해보면 더 좋을 거 같다 하는 방향성과 아이디어도 제시해 주셨다. 이제 또다시 바빠지겠구나 즐거운 바쁨이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들떴다. 감사한 마음에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고 작가님은 기대하고 있겠다고 좋다며 얘기해 주셨다. 이후 메일로 이 커피챗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또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메일을 보내라고 하셨다. 감사한 마음이다.
현재는 진행하고 있는 1 Day 1 Drawing 프로젝트와 공모전, 엽서/스티커/명함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10월이 지나고 나면 조금 더 여유로워질 듯하다.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엽서도 러프 드로잉을 그려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됐든 두드리면 보이고 노력하면 잡힌다더니 조금씩 뭔가를 계속해나가고 있다. 조급함은 독이며 안달내거나 두려워하고 불안해하지 말자. 따뜻함과 평안 감사로 마음을 채우자.
*배경그림은 제가 그린 일러스트 이미지 입니다. (1 Day 1 Drawing 중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