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망스 드빌레르 지음/이주영 옮김
"인생을 제대로 배우려면 바다로 가라!"
그래 바다로 가자.
우리가 가진 시간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뜨거운 여름 사막을 건너갈 때 정수리에 하얀 돛대를 달고 초록의 바다로 가자.
이제 이 도시에는 건조한 마음을 달랠 우물이 없으며 시원한 분수도 없다. 바로 지금 절망이 잠망경을 올리며 우리의 메마른 심장으로 다가온다.
어서 가자. 바다로 가자.
삶을 제대로 배우려면 저 높은 산으로 가지 말고 저 넓은 바다로 가자.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바다가 모든 악을 씻는다’ 고 했다. 얼룩진 심장을 두 손으로 뜯어내고 모래로 문질러 바닷물로 씻어내자.
그리고 푸른 제 몸을 안으로 안으로 굽히며 밀려 오는 파도를 보아라. 우리가 ‘파도의 리듬에 맞출 때 파도의 움직임과 빛이 보여주는 놀라운 아름다움 속에 있을 때 산다는 것과 충만함이 무엇인지 대략 보인다‘ 고 했다. 프랑스의 철학자 로망스 드빌레르의 말이다.
그래 왼쪽 가슴에 파도를 담고 오른쪽 가슴에 바다의 빛을 담아 정신의 힘을 키우자.
로망스 드빌레르는 그의 책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바다는 우리에게 소극적인 태도와 좁은 시각에 안주하지 말라고 속삭인다’ 고 했다. 우리는 바다를 삶의 지표로 삼아 운명에 굴복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삶이라는 바다에서 풍랑과 폭풍이 치고 암초와 해적을 만나더라도 푸른 언덕이 있는 지상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는 전진해야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지배 당하지 않는 바다의 자유 정신과 달과 대기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바다의 다채로움을 사랑하며 모든 것을 자신의 치마폭에 감싸고 포용하는 바다의 모성애를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우리는 철 지난 바닷가에서 넓은 물기둥이 넘실거리는 푸른 벽을 보며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파도가 밀려 나갈 때 우리의 근심과 우울이 함께 빠져나가고 파도가 밀려올 때 희망과 기쁨이 함께 온다.
그때 우리는 술병에 떨어지는 눈물을 본다. 비 내리는 눈동자로 바다를 본다. 그래 우리 인생이 이런 것이지.
‘바다에 밀물과 썰물이 있듯 인생에도 올라갈 때가 있고 내려갈 때가 있다’는 로망스 드빌레르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리고 바다 위 육지, 그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혼자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세상을 끝없는 말초자극과 흥분으로 채우지 말아야 한다. 육지에서 물러 나온 무인도처럼 우리도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섬이 되어야 한다.
나는 바다 위의 섬을 생각한다. 섬은 ‘땅에도 바다에도 속하지 않은 섬’ 그 자체이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자신만의 고유성과 독립성으로 살아가는 무리 짓지 않는 섬이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바다에 와서 바다를 보지 못한다. 그해 여름 모래밭에서 거의 벌거벗은 채 바다로 질주하던 사내들을 기억한다. 마치 운동선수처럼 마구마구 뛰어다니던 젊은 친구들. 그들은 바다를 바라볼지 모른다. 삶이 바다를 닮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다.
거친 파도와 고요한 물결이 바다의 얼굴이라면 행복과 불행은 우리 인생의 얼굴이다. 우리는 이것을 알기 위해 바다를 찾는 것이다.
어느 사이 방파제에 부딪힌 푸른 파편들이 나의 허리를 감싸고 있다. 그때 배들은 빨간 등대를 지나 넓고 깊은 바다로 나아가고 있다. 안전한 항구를 떠나 위험한 망망대해로 떠날 수 있는 것은 등대가 있기 때문이다. 등대, 그것은 떠난 배들에게 보내는 귀환신호이다.
‘모든 삶은 흐른다’에서 바다의 등대란 “마치 손전등을 든 야간경비원 같은 존재다”라고 했다. 나는 저 멀리 언덕 위 둥글게 솟아 오른 빨간 등대를 바라보며 ‘우리에게도 삶을 밝게 비춰주는 당당한 등대가 필요한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삶에 필요한 모든 것들은 바다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바다에서 삶을 배우는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로망스 드빌레르는 그의 저서 ‘모든 삶은 흐른다’ 에서 말하고 있다.
‘바다는 태양빛을 사용해 멋진 모습으로 자신울 꾸민다. 우리도 바다처럼 일상에서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여름 이 책을 읽고 우리 모두가 바다를 닮은 삶의 예술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