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당신에게 감사하는 이유 #1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사람

by 김트루

필자는 호기심이 많다. 아이쇼핑도 좋아하고, 아내랑 같이 시장도 종종 보러 가는 편이다.


지난 주말에는 동대문 시장을 다녀왔다. 취미로 재봉틀을 하는 아내가 사고 싶은 게 생겨 따라간 것인데, 거의 두 시간가량 쉬지도 않고 시장을 돌며 이것저것 둘러보고, 또 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생각 이상으로 빨리 떨어지는 체력 탓에 이제 나이가 들고 있음을 재차 실감한 것은 조금 슬펐지만서도.


DSC00598.jpg
DSC00610.jpg
DSC00602.jpg
DSC00634 1.jpg
DSC00629.jpg

헌데 이날만은 유독 평소와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나 혼자서는 결코 오는 일이 없었을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물건과 사람, 그리고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어찌 보면 특별한 경험이구나, 다른 누구도 아닌 이 사람 덕분이구나 하고 말이다.


우리가 견문을 넓히기 위해 전혀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처럼, 나와 동떨어진 새로운 공간에 방문해 처음 만나는 것들과 대면할 수 있는 기회는 결코 나로부터는 비롯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애초에 내가 재봉이나 옷 관련 취미를 갖겠다는 생각이 단 1퍼센트도 없는데, 어떻게 나 혼자 이곳 동대문까지 와서 시장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겠냐는 것이다. 여러모로 참 고마운 사람이다. 우리 와이프. (참고로 필자가 뭔가 사려고 고민할 때 와이프가 기다려주는 시간이 훨씬 더 길다)


DSC00611 1.jpg

물론 세상에 무수히 흩뿌려져 있는 모든 경험들을 전부 주워 담고자 하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겠지만, 덕분에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나 또한 이 사람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만들어주는, 그래서 함께 더 다채로운 삶을 살게끔 돕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적어도 내가 지금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동반자'는 그런 의미인 것 같으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