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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스스로 Dec 08. 2022

기억

스스로 프로젝트 1탄

기억은 글이 된다. 나는 삶에서 겪은 직-간접 경험의 기억들을 꺼내어 글을 쓴다.


무의식의 여행에서 저장된 기억은, 판타지 이야기가 된다. 무의식의 세계를 글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 기억은 꿈의 세계이며, 무질서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 세계를 경험한 기억의 감정은 이성보다 본능에 가깝다. 본능을 깨워 글로 쓰다 보면, 사건의 인과관계가 모두 틀어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판타지 이야기를 쓸 때가 가장 즐겁다. 그 작업은 무의식이 지향하는 유토피아의 세계를 엿볼 수 있고, 나의 생각이 펄떡펄떡 살아있게 만든다.


기억 속에 ‘나’가 있다. 내가 나를 끄집어내서 쓸 수 있는 기억이 모두 사라진다면, 나도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기억을 글로 옮기는 일이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떠올릴 때,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껴야 하는 일-, 그 고통의 기억을 글로 옮기고 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그 기억을 글로 옮겨지는 순간, 고통의 감정이 사라진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는 과정에서, 기억의 새로고침이 일어나는 것이다.


감정이 격한 기억은 뇌에 더 잘 저장된다. 그 기억을 글로 옮기면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이야기가 된다.


흐릿한 기억은 내가 직접 기억 속으로 들어가 조작하고 편집하며, 새롭게 만들기도 한다. 보정이 심한 사진을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것처럼, 조작된 기억을 글로 옮기면, 거짓말의 내가 된다. 기억이 거짓되지 않게 잘 돌보아야 한다.


기억은 글이 되고, 글이 된 기억은 나를, 글처럼 살아가게 한다. @김스스로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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