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프로젝트 1탄
바다 가까이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을 방문했다. 시멘트 건물 속에 바다 한 면을 뚝 떼어다가 만들어 놓은, 인공 바닷속을 구경하러 갔다.
가장 먼저 유리 벽면 안쪽에서 뒤뚱거리는 펭귄을 만났다. 펭귄들은 팔뚝에 이름표를 붙이고 걸음마를 막 시작한 아이처럼 걸어 다녔다. 그들은 아주 작은 공간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움직이며, 물속에서 수영을 하고, 인조 굴 속으로 들어갔다. 남극에 태어난 펭귄들이 마지막으로 본 태양은 언제인지 궁금했다. 그 좁은 공간에서 먹이 쇼에 길들여진 펭귄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아이가 돌고래를 향해 뛰어갔다. 하얀 돌고래가 헤엄을 치고 있었다.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 숨을 내쉬고 다시 깊은 물속으로 들어와 사람들과 눈을 마주쳤다. 나는 돌고래를 보는 순간, 숨이 확 막혔다. 돌고래의 가죽을 입은 인간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돌고래의 근육 움직임이 사람과 너무나 비슷했다. 한 남자가 물속에 갇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만 같았다. 아쿠아리움에 있는 내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나는 가끔 동물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펭귄이 되고 싶고, 돌고래가 되고 싶었다. 표범이 되고 싶기도 하고, 거북이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동물이 전혀 되고 싶지 않다. 유리 벽면에 갇힌 바닷속 동물만큼은 절대 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인공 바닷속을 탈출했다. 건물 안에 있는 모든 바다생물들을 데리고 밖으로 도망치고 싶었다. 곧장 바다로 향했다. 넓은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펭귄과 돌고래가 떠올라서, 계속 눈물이 났다. @김스스로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