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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May 01. 2018

통일이 되고, 기차를 타면,

우리가 갈 뿐만이 아니라 그들도 온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이 아주 극적으로 성사되었을 뿐 아니라 통일이 단지 꿈이 아님을 전 세계에 선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이제 통일이 가까워졌다고, 곧 통일이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나도 나이브한 생각이겠지만 그래도 이번 것은 이전과 다르다는 개 중론인 듯합니다.


저도 학교 도서관을 나오면서 외국인 학생이 컴퓨터에 앉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를 인터넷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을 보며 뭔가 마음이 뿌듯해지고, 그리고 정말 한반도의 평화에 외국인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한 기사를 보니 기차를 타고 유럽으로 나갈 생각에 꿈에 부풀어 오르는 듯합니다. 중국과 시베리아를 거쳐서 유럽까지 간다는 생각은 정말 흥분됩니다. 하지만 제가 정말 흥분되는 것은 '그들'도 우리에게 올 것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반도일 뿐 아니라, 북한과의 정전으로 인하여 사실상 섬에 가까웠고, 또 그랬기에 6.25 전쟁 이후로는 거의 단일민족으로 반세기를 보냈습니다. 최근 외국인들이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를 보면서 국제적이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을 것입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서울역의 풍경을. 지금이야 서울역에서 한국 사람들로 붐비지만, 통일 후에 플랫폼에 갑자기 외국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풍경을. 러시아 사람, 중국 사람들이 많을 것 같고 나중에는 간간히 보이는 금발의 유럽 사람들이 서울역 기차 플랫폼에 내리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러시아 사람이 내리자마자 편의점으로 직행해서 팔도 도시락을 사 먹는 겁니다. 역시 오리지널이 최고라면서.(러시아에서 도시락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도시락 라면


중국 사람들은 내리자마자 근처 예약된 치킨집에 갑니다. 그리고 치킨에 맥주를 즐깁니다. 그 얼마나 재미있는 광경일까요?

말이 필요 없는 취킨


물론 국가의 문을 열수록 한편으로는 원치 않던 사람들도 유입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그런 걱정은 평화의 날갯짓 아래 잠시 내려두고 이런 상상을 즐기는 것은 너무나도 즐거운 일입니다.


제가 통일이 되고 나서 많은 외국인들이 기차를 타고 넘어오는 것을 꿈꾸다 생각난 터무니없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공개합니다. 저는 아이디어가 그래도 제법 많은 사람인데, 깡도 없고 돈도 없어 못할 일이지만 그 누군가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업 아이템 1] 냉면 뷔페

이번 회담을 통해 평양냉면은 이제 평화의 아이콘이 되었고 전설의 음식으로 등극했습니다. 우리가 정상급 만찬에 먹었다는 음식과 술에 관심을 기울이고 유행하듯이, 한국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이제 평양냉면은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물론 정통 냉면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또한 이미 잘하는 집들이 많이 있기도 하고요, 다양함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냉면 뷔페는 어떨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물냉면, 비빔 냉명, 평양냉면, 회냉면, 열무냉면 등등 온갖 냉면을 갖춘 뷔페는 어떨까요? 전이나 부침개 같은 반찬들과 함께 냉면 뷔페를 낸다면, 미슐랭에 오를만한 가게가 되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물론 음식점이니만큼 맛을 얼마만큼 살리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주요 관광도시에 냉면 뷔페, 한번 가보고 싶지 않을까요?


[사업 아이템 2] 치킨+맥주+배달

가능하다면 저는 서울역이나 용산역 등, 기차가 내리는 역 바로 근처, 그리고 전망이 좋은 곳에 작은 가게를 하나 차리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곳은 서울 야경이 보이는 곳입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치킨 등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는 장소를 만드는 것입니다. 커다란 통유리로 서울 야경이 보이고 다른 특별한 준비 거리 없이 테이블과 그 주변 배달음식 전단지가 가득 쌓아놓습니다. 배달어플을 제공하고 싶은 경우에는 태블릿도 비치합니다. 종업원들이 할 일은 손님들이 전화로 주문하도록 도와주고 청소하고 이 정도 하면 될 듯합니다. 온갖 전단지를 보여주면서 외국인들이 고르는 음식을 주문하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어느 음식이 더 빨리 오는지 시간대 별로 이벤트 같은 것을 해도 좋을 것 같고요. 배달시키면 오는 가게, 서울 야경을 즐기는 가게, 외국인들이 한 번쯤 경험해 보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수익성이 문제이긴 한데 입장료를 받을지 배달 오는 업체에게 받을지 고민해 봐야 할 듯합니다.


[사업 아이템 3] 평양-서울 패키지여행

이건 국가적 협력이 필요한데 만약 통일이 된다면 평양의 경우는 현 상태를 보존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문화와 분단의 아픔에 관심이 많거나, 이를 공부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평양에 가서 북한의 마지막 공산주의 체제를 보고 남한에 와서 첨단도시로 발전한 민주주의 서울을 관광한다면 극명한 대비 효과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독일하면 고급 자동차보다 먼저 분단국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베를린 장벽도 생각하는 것처럼, 국가 차원(혹은 민간위탁)에서 패키지여행을 만든다면 전 세계적으로도 공부 거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중국, 러시아등지에서 수학여행오는 학생들이 보고 싶습니다.(유럽에서 수학여행은 너무 머네요)


말도 안 되는 상상이라고요? 뭐 상상만으로 즐거우니깐요. 그나저나 통일은 언제 되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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