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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Jul 20. 2018

미국 대학교 내 여름 아르바이트

SkillZone에서 보낸 여름방학

*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미국은 북아메리카에서 동부에 위치한 한 시골마을을 지칭합니다.


이번 여름방학 전에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결국은 인간의 고민은 대부분 돈과 시간으로 수렴하게 되는데 어떻게 하면 이번 여름을 알차게 보내면서 가뜩이나 없는 돈을 메워볼까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방법은 두 가지였는데요.


1. 한국에 들어가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 친구들도 만나고 좀 놀고 온다)

2. 미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리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


1번이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것이었으나, 남편 혼자 보내지 않고 온 가족이 항상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우리 아내의 원칙 때문에 비행기 값과 기타 등등 고민하다 결국은 2번으로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저는 현재 미국 시간으로 2018년 7월 19일 5시 18분을 기준으로 저의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Skillzone이라는 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42분 후면 저의 여름방학 알바도 마지막이네요.


SKillzone은 아마 다른 대학교에도 유사한 공간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증가하는 국제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마련된 공간입니다. Lab실이 있어서 컴퓨터 사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전공의 인터네셔널 튜터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 학생들이 학기 초반 어려워하는 미국에서의 삶(병원 찾기, 인터넷비 지불하기)이나, 학업 등을 도와주는 곳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린트가 무료라는 점!! 


지난 학기까지는 미국에서 첫해이다 보니 조교 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방학에 들어서면서 알바를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공간을 소개받아 면접을 보았고 저는 당당히 IFMG(Information Management,  쉽게 말하면 엑셀 익히기)를 수강하는 학생들을 돕는 튜터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전문가 자격증을 따지 않나요? 저도 한창 취업 준비를 할 때 자격증을 따 두었고 9년간 회사 생활로 인해 엑셀 실력은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하던 엑셀이 여기에서 이렇게 귀중하게 쓰일 줄이야 꿈에도 몰랐지요. 이 사람들이 엑셀 잘하는 사람을 찾느라 고생이 많았다네요. 면접 후 바로 채용되었습니다. (엑셀 활용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깃거리가 많습니다)


내가 앉아서 대기하고 있는 책상과 컴퓨터 Lab실


Skillzone 입구 및 구비되어 있는 영어학습 교재

이래저래 좋은 슈퍼바이져 만나서 그리 어렵지 않게 방학 동안 일을 할 수 있었고 이제 남은 방학 한 달은 열심히 도서관에 처박혀 영어 공부에 매진하고 읽고 싶었던 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방학에 한 9권 읽으려고 계획했는데 이제 겨우 2권째에 돌입했네요)



계산에 능한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최근에야 비로소 2년을 학교에서 보내는 대학원생에게는 허락된 여름방학이 단 1번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방학을 통해서 공부를 하는 기회도, 일을 할 기회도 대학원생에게는 단 한번뿐인 것이지요. 한국에 안 들어가 가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공부하는 학교 기준으로 인터내셔널 학생들이 찾을 수 있는 알바 자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의 미국 학생들은 Federal Work Study라고 해서 펜실베이니아 지역 출신 중에서 재정이 부족한 사람들이 받는 근로장학금 개념인데, 대부분의 자리에는 FWS를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이 학생들의 근로에 대한 대가가 학교가 아닌 정부에서 지급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인터내셔널 학생들은 이런 자리에서 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1. 국제학생을 돕는 부서

국제학생들을 돕는 부서에서는 다양한 언어를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제 학생들이 많이 필요로 합니다. 제 주변에 중국에서 공부를 해서 중국어, 영어가 다 되는 분들이 계신데 너무 쉽게 채용이 되더라구요. 교내 중국인이 늘어나고 있는 영향이 크겠지요. 부러워라. 학교 채용 사이트에서 International 등으로 한번 검색해 보세요.


2. 도서관

최고의 아르바이트 자리는 아무래도 도서관입니다. 일하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고 짜투리 시간에 공부도 좀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 학교는 학기 중에는 24시간 도서관이 운영됩니다만, 아쉽게도(오해일 수도 있으나 어쩌면 차별적으로) 낮에 일하는 자리는 대부분 미국 학생들이 하고 자정부터 아침까지 일하는 Shift만 인터내셔널 학생들이 채용된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밤도깨비 스타일이신분들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3. 식당

도서관에서 일하든 식당에서 일하든 펜실베이니아 최저임금인 $7.25를 줍니다. 또 미국 학생들은 학교 내 말고 외부에서도 알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에 결국 학교 내 식당에서 힘든 일들은 국제학생들 차지가 됩니다. 일부 개념 있는(?) 미국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과 국제학생들과의 교류를 위해 일부러 이런 일을 하는 친구도 종종 있긴 합니다만 대부분 외국학생들이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4. 한국인을 필요로 하는 알바

예를 들어 한국어로 된 자료를 만들 때 한국어와 영어를 다 잘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대학원 정도 수준이 되면 방학 때 이런 자료를 만드는 학과가 간혹 있더군요. 더군다나 Korean Native라면 더할 말도 없겠지요. 채용 게시판에서 가끔 Korean으로 검색해 보세요. 대박이 날 때도 있답니다.


모쪼록 큰 결심을 하고 미국에 공부하러 오셨지만 영어가 어렵고, 또 재정적으로 힘든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있는 지역은 한국인이 아주 적은 지역이라 흔히들 한다는 한국인 사장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또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기도 하구요. 따라서 저는 운이 좋게도, 그리고 자연스럽게 학교 내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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