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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 찾아 Dec 18. 2018

리더십에 대한 단상

하찮은 업무를 부여할 때 '하찮은 일이다'라고 말해야 좋은 리더?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중요한 것이 커리어패뜨(Career path)입니다. 커리어패뜨라는게 자신이 어떠한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아갈 것인지의 고민이기에 자신 앞에 주어지는 여러 옵션 중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방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 '인사'라는 영역에서 9년간 일했고 관심도 많기 때문에 계속 이 길을 갈 생각이지만 어떤 분들은 영업, 재무 등을 돌아다니면서 여러가지 영역에서 경력을 쌓는 데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CDP(Career development plan:커리어 계발 계획)처럼 제도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들도 있겠고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회사의 관리자로 성장을 돕는 겁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는 어렵겠지만 대규모의 회사는 일반적으로 "관리직"과 "전문직"이라는 두 가지 사다리를 옵션으로 주게 됩니다. 관리직은 말 그대로 일의 기능에 집중하기보다는 조직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관리하는 사람(manager)이 되고, "전문직"이라 하면 전문 분야에 특화된 조직 내 '고수(master)'가 되는 길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문직은 이공계통의 엔지니어들에게 주어지는 옵션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분들은 사람을 관리하는 것보다 자신의 일에 매몰되어 일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특수적인 문화로 인하여 관리직 여부를 떠나 나이가 들고 높은 직급을 가지게 되면 의례 기대되는 덕목이 '리더십'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어른'이 된다는 표현을 좋아하기는 하는데요, 우리 문화에 맞는 그런 '어른'같은 분이 조직 내에 있으면 조직이 살아나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왠지 리더십 하고는 느낌이 달라요. 직장과는 별개로 저는 인생의 목표 중 하나가 '어른 같은 어른'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관리직이건 전문직이건 간에 리더십을 요구받는 순간이 생기게 됩니다.


우리 전세대들은 리더가 된다는 것을 '자신이 명령하는 입장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다'정도로 받아들였거나 특수한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그런 방식으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리더의 포지션을 원했고 그 입장이 되어서는 '자신은 편하게, 남은 불편하게' 만드는 재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는 정말 리더십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리더십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차치하고 지난번에 고민한 지점에서 간략히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좋은 리더는 하찮은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믿게 하거나', '과장하거나' 혹은 '속이거나' 해야 할까요? 아니면 중요하지 않은 일은 '그것은 중요한 일이 아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어야 할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예를 들어 조직 내에 단순 업무를 하는 직무가 있는데 이것을 사원이 수행할 때 '이건 보잘것없는 일이다'라는 것을 그대로 알려줘야 할까요? 아니면 다양한 미사여구와 뽑아낼 수 있는 미덕은 모두 뽑아내어 '이게 단순해 보이지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려줄게'로 시작해야 하는 걸까요?


제가 옳다고 말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전자 쪽이 옳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먼 미래에는 제 생각이 바뀔 수 있습니다. 제가 그래 왔던 것처럼요).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후자에 대한 트레이닝을 많이 받게 되지요. 전자의 리더십은 몇 가지 미덕이 있습니다.

1. 정직: 자신의 부하직원에게 정직하게 사실을 전달하는 미덕이 있습니다. 몇 가지 살 좀 보태었다가 더 큰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겠지요.

2. 직시: 현재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다음 스텝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직무를 바꿔준다든지, 아니면 다른 업무를 더 준다든지(그리하여 일이 지루해지지 않고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주를 통해 오히려 성장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3. 강화: 리더와 부하직원 간의 합의된 길이 직무상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게 될 것이기 때문에 발전적이며 이런 프로세스가 이루어지면 두 사람의 관계 및 리더십이 강화됩니다.


과연 이런 몇 개의 문단으로 구성된 '단상'이 얼마나 이 복잡 다난하고 부조리한 세상에서 사용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세밀한 기술들에 의존하기보다는 우직한 리더십 형성에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매 순간 정직과 거짓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되고, 당장 나를 편하게 만들어 주는 리더십과 내 몸을 피로하게 하는 리더십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겠지만 한 발 한 발 수련을 해 나갔을 때 멋진 리더가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리더 인척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리더'인 사람이요.


제가 한국사회에서 한발 떨어져 바라보니 지금은 세상이 요동치고 있는 듯 보이나, 곧, 정말 곧 진짜 리더십으로 회사를 구할 영웅을 찾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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