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AL BREAD
고민의 끝은 또 고민이다. 지난주 최종발표를 끝으로 창업캠프(내년 창업정부지원사업을 위한 예비창업자 교육프로그램) 과정을 수료했다. 나름 설문조사도 하고, 테스트도 한 데이터들을 자료에 넣어 열심히 발표했으나, 아직도 컨셉이 모호하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정확한 컨셉이 없어요. 현재 다른 쌀빵집들도 많은데 OO 씨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죠?" 후, 정말 사업이란 어렵다(아직 시작도 안했...). 혹평을 받은 후, 창업아이템에 대해 다시 고민했다.
내가 밀었던 컨셉은 '쌀로 만든 유럽식 식사빵'이다. 보통 유럽식 식사빵(치아바타, 바게트 등)은 설탕이나 버터 등이 들어가지 않아 단과자류보다 더 노화(빵 고유의 맛과 풍미가 떨어지는 현상)가 빠르다. 나는 이런 불편함을 쌀의 쫀득함으로 보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역시 컨셉이 약했다. 솔직히 자료를 작성하면서도 아이템이 너무 약하다고는 생각했다. 창업자 스스로가 자신이 없는데 누구를 설득하겠는가?
아이템을 완전히 뒤집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이고, 미리 앞서간 사례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조사했다.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나눠봤다. 건강, 특허기술, 로컬... 건강 키워드는 너무 많고 흔하다. 또 이쪽으로 가려면 완전 글루텐 프리까지 건들여야 할 것 같았다. 특허기술은 솔직히 현실성이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 로컬, 진부하긴 하나 이건 스토리를 어떻게 입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로컬을 키워드로 사례들을 찾아보았다. 크게 두 곳, 수원의 삼미제빵소와 평창의 브레드 메밀이라는 곳을 발견했다.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지역 특성이 있는 거리(전통시장, 문화재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 두 번째, 로컬 식재료를 사용하거나 지역 문화재를 생각나게 하는 모양으로 빵을 만든다는 점. 세 번째, 지역과 연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역 내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을 사용하거나, 전통주 등과 어울리는 식단을 구성해 다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이다.
그래, 로컬 베이커리의 공통점은 찾았다. 근데, 이걸 어떻게 나에게 적용해야 할까? 또 문제에 봉착했다. 로컬이란 무엇이고, 뻔하지 않게 이걸 어떻게 적용해야 한단 건가? 결국 문제는 나에게 맞게 어떻게 차별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
아무래도 이 고민은 내일, 아니 쭈욱 이어질 것 같다. 로컬... 일단 이 단어에서부터 다시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