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이 자폐래요 25

(25.12.25)

by 우리 아빠



우리야.

너에겐 장애가 있어.


'자폐 스펙트럼'


너의 어려움이 어디까지일지,

혹여나 사라지지는 않을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지.


아직은 아무것도 알 수 없어.


다른 사람의 동정을 구걸하진 않지만

우리 아기를 향한 배려와 이해를 소망하게 되었고,


낙담하진 않지만

안심하지도 않게 되었어.


그런 생각 도중 바라본 너의 눈은

또 어찌나 예쁜지,

웃음은 어찌나 맑은지.


뾰족한 재미들이 걸려 있진 않지만

포근한 행복들이 가득했던 오늘은,


우리가 함께하는 세 번째 크리스마스.


세상 모든 사람들을 구원해 주시겠노라 오신

예수님의 생일이자,


평범한 아빠의 생일이야.


그렇다고 유별나진 않게

아주 조용하게 하루를 보냈어.


넌 오늘도 자주 웃고,

많이 뛰고 잘 먹었어.


드디어 변비를 탈출하는 듯 쾌변을 했고,

처음으로 아기 변기에 앉아 스스로 소변을 누었어.


낮잠엔 들지 않아 아쉬웠지만,

크게 찡얼대고 아파하는 모습 없이

그렇게 잔잔하게 있어 주어 고마웠어.


엄마 아빠는 조금 피곤했지만,

이정도쯤이야 싶었다.


너가 예쁘잖아.


아빠는 이런 평온하고 따스한 크리스마스를

너에게 오래도록 만들어 줄게.


아빠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려 해.

아마 엄마도 마찬가지일 거야.


우리 곁에서

오래오래 크리스마스를 보내 줘.


너는 나의 가장 큰 선물이고,

나의 이유이고,

나의 미래야.


나에게 와 줘서 고마워, 우리 딸.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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