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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엉경퀸 Aug 10. 2023

대표가 사춘기입니다 001

갑자기 잘려버렸다. 인사를 예쁘게 안 했다는 이유로.

사기업 경력 4년, 강사 경력 3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과 대표들을 겪었다. 거기엔 한동안 SNS나 유튜브의 '돈되는 주제'였던 가스라이팅의 귀재도 있었다. ('대표가 사춘기입니다'가 끝난 다음엔 저 글을 적어볼까 한다) 가장 최근에 겪은 일이기도 하고, 덕분에 글 쓸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바로 직전 센터 원장에 대해 오늘은 조금 풀어볼까 한다. 


나는 그녀를 이렇게 소개하곤 한다.
남자들에게는 "군대 안 갔다 온 삼십대 중반 남자야."
여자들에게는 "사회생활 한 번도 안한 삼십대 중반 여자야."


이렇게 말하면 남녀 모두가 단번에 이해됐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비슷한 말을 한다.


걔 어디서 안 맞아 봤구나?





일단 내가 들어간 자리도 공정한 자리는 아니었다.


목요일 오후 수업 두 개를 맡아서 한 지 반년이 좀 안 되었을 무렵, 구인구직 사이트에 오전 수업 강사를 구한다는 센터의 글이 올라왔다. 그때 오전 수업을 다른 곳으로 다니고 있기는 했지만 타임이 하나이고 왕복 두 시간이 좀 덜 걸리는데 중간에 환승까지 해야해서 약간 불편한 곳이었다. 글이 올라온 건 삼 일 전. 아직 승산이 있을까 싶어서 실장에게 물어봤다. 


'혹시 오전 강사분 구했나요?'

'아. 어쩌죠 이미 구했어요. 근데 강사님 오전에 수업 있지 않으세요?'


주 1회밖에 안 보는 데도 나를 꽤나 마음에 들어하던 실장은 사정을 듣더니 잠시만요! 라고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그래봤자 2시간 이내였던 것 같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이미 고용하겠다고 한 강사가 있는데 무르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라 마음을 놓고 있었다. 


'이번달은 강사님도 전 센터 스케쥴 어려우실 것 같고

다음달부터 출근 하시는 건 어떠세요?'


실장은 내가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잘 됐다면서 이전 센터와의 조율만 잘 해달라고 했다. 어떻게보면 편법이었다. 이미 일면식이 있고, 반년 동안 꽤나 정이 들었고, 수업도 잘 끌고 갔으니. 아예 새로운 강사를 들이는 리스크보다 알고 있는 강사를 고용하는게 센터측도 편하겠지. 그때는 단순히 '아! 잘됐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 뒤 나는 격변의 강사 교체를 현장에서 생생하게 겪게 된다. 


일례로 공석이 되었던 그 오전 일자리도 기존 선생님이 원해서 나가게 된 자리는 아니라고 했다. 그래도 이 선생님의 경우는 양반이었다. 출석률이 조금 떨어진다는 이유로 잘리게 된 거니까. 유효 회원이 없어서 떨어지는 것과, 회원이 있지만 출석률이 떨어지는 것은(시즌의 영향 제외. ex, 여름휴가/방학/겨울휴가/설/추석 끼인 연휴 등) 강사의 역량도 타기는 하니까. 


물론 역량이 모든 것은 아니다. 아쉬탕가를 유독 좋아하는 회원이 많은 센터에서 하타를 수련하는 강사는 인기가 없을 수 있다. 테라피를 좋아하는 센터에서 아쉬탕가 강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수업할 수 없기도 하다. 맞는 센터와 맞지 않는 센터가 있다. 운좋게 맞는 센터를 찾을 수도 있고, 안 맞았던 센터 회원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지도할 수 있기도 하다. 센터와 강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그해 10월이 되던 날, 또 누군가가 교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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