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혼자였다.
실장이 그렇게 나가고 난 뒤 센터의 매출은 급격하게 감소했다. 100이 손익분기라고 한다면 30도 안나오는 달이 3개월간 지속된 것이었다. 원장은 새로 뽑은 오후 실장을 들들 볶았지만 애초에 영업과는 먼 사람이었기에 결과물이 좋게 나오지 않을 것은 모두가 예상한 결과였다. 회원들에게서도 속속들이 컴플레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새로온 실장이 심각할 정도로 친절하지 못하다고.
얼마 있지 않아 A가 센터에서 쫓겨났다.
A를 따르던 다른 회원들은 환불 요청을 하고 센터에서 떠났다.
실장과 A를 저울질 하던 원장이 A까지 내쫓은 이유는 무엇일까
실장이 나가기 직전에 본인의 센터를 차리기 위해 나간 필라테스 강사C가 있었다. 원장과는 6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이고 동료 이상의 관계였다. 둘은 서로의 집에 놀러 가기도 하고, 여행도 가고, 원장이 한창 힘든 시기를 겪었을 때 C가 그녀를 오랜시간 케어했을 만큼 애틋한 사이었다.
B와 C 역시 관계가 좋았는데 B의 센터와 원장의 센터는 차로 40분이 넘게 걸린다. 쉽게말해 같은 상권일 수가 없는 곳이었다. C는 처음에 서울 쪽으로 센터를 인수하려 했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원장은 호의적으로 대했다고 했다. 하지만 C가 노선을 틀어 같은 시에 센터를 오픈한다고 하자 그때부터 원장은 C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가구점을 하는 B는 원장이 센터를 오픈 했을 때에도 수제로 가구를 맞춰 주었다. 회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긴 의자를. C와도 관계가 좋았기에 C에게도 동일한 선물을 보냈다. 원장은 여기서부터 B에게도 앙심을 품었다. 나랑 더 친한 줄 알았는데 어떻게 C에게도 똑같이 해줄수가 있냐고.
A도 C와 관계가 좋았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도 많았고, C의 수업을 빼놓지 않고 들을 만큼. 나 역시 ABC와 함께 밥도 먹고, 카페도 가고 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 발단은 C가 센터를 정식으로 오픈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인스타에 센터 오픈식을 한다는 게시물을 올렸고, 아는 사람들은 알아서 C의 센터로 가서 축하해 주었다. 원장과 친분이 있던 B가 원장에게 당일에 전화를 했는데, 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 다음날에 문자가 왔다.
바빠서 연락을 못 받았습니다. 근데 혹시 C네 센터 오픈했다고 연락을 한건가요?
원장은 B에게 C가 예의가 없다며, 어떻게 자신을 초대를 안했는데 내가 갈 수 있겠냐며 도리어 볼멘소리를 했다고 했다. C의 오픈식에 갔던 사람들 중 C가 개인적으로 오라고 문자를 보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C는 그래도 만난 세월이 있으니 접고 들어가자며 문자를 보냈다. 원장님~ 저 오픈 했어요 다음에 와서 차나 한잔 해요 라고.
한참이 지난 뒤, 원장은 생전 하지 않았던 정자체로 C에게 문자를 보냈다. 잘 지내고. 앞으로 볼 일은 없겠네요. C는 그날부터 원장에게 모든 SNS와 카톡을 차단당했다. 센터를 다니면서 정말 독특한 경우인데. 본인의 몸이 아파서 그만두게 된 경우, 임신과 출산을 위해 그만둔 경우를 제외한 모든 강사들은 센터에서 쫓겨나다시피 나간걸로도 모잘라 원장에게 모든 연락처를 차단당했다. 나는 C가 차단당할 줄은 몰랐다.
A라는 회원은 주말 수업을 원했던지라 C의 센터에도 중복으로 등록을 했다. B역시 A와 함께 C의 센터에 주말반을 등록했다. A는 원장의 센터에 다니는 본인 지인들에게 C센터 오픈식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했다. C를 좋아했던 회원들은 C는 잘 지내냐며 작은 안부를 물었고. 오전 인포는 센터 CCTV처럼 모든 이야기를 원장에게 전달했다.
얼마뒤 원장은 A를 센터에서 내보냈다. 사유는 C의 이름을 너무 자주 이야기 했다는 것.
거기서부터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것을 느꼈다. 게다가 원장은 내가 C와 친하게 지내는 것도, 내가 이 센터에 들어오기도 전에 나간 강사와 친분이 있는 것도 싫어했다. 내 블로그를 실시간으로 염탐하며 내 욕을 뒤에서 꽤나 얼큰하게 했다는 사실도, 나갈 때가 되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