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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돌아보기

by JinSim

지독하게 아프다.

온몸의 피부 세포 하나하나가 뾰족해져서는

건드려지는 모든 것을 통증으로 인식한다.

살짝 스쳤을 뿐인데, 소스라치게 놀랍도록 쓰리다.


내뱉는 숨이 뜨끈하다.

마스크에 부딛쳐 내 얼굴에 닿는 후끈함.

다행히 체온계는 37도 열이 높지는 않다.


왼쪽 눈알의 깊은 곳이 묵직하게 아프다.

눈부터 시작하는 압력이 머리 전체로 퍼진다. 꾹꾹...

온몸이 아스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꾸물꾸물 진통제 한알 삼키고,

두꺼운 이불속으로 몸을 욱여넣는다.

여전히 등줄기가 서늘하다.

한참을 뒤척이다 지쳐 잠이 든다.


좀 둔한 건지 엔간히 아픈 건 티를 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아프다고 하면 가족들이 초긴장상태가 된다.

몇 년에 한 번씩 있는 연례행사같...




이렇게 한 번씩 아플 때 내 몸을 돌아본다.

'나는 건강해'라는 자만으로 살아놓고는 아프면 돌봐줘야지 하고 후회한다.

쉴틈을 주지 않았구나... 이번기회에 좀 쉬라고 하나보다.


한동안 의욕이 앞서고 들뜬 상태로 지냈나 싶다. 스스로 조증상태라고 자가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의욕적이고 에너제틱한 상태의 내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드니 무리를 했나 보다. 결국 온몸으로 그만하라고 브레이크를 밟혔다.


한편으로는 그 상태가 언제 바뀔지 미리염려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이게 울증모드로 들어가는 신호일지도...



아파야 돌아보는 미련한 인간이지만,

덕분에 돌아보고 쉬어가자.


4B연필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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