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있는 공부하기
“단 하나도 모르는 것이 없어야 한다.”“무조건 100점을 받아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완벽함’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만들 때는 오류가 없어야 하며 무게를 잴 때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하지만 공부에 있어서는 완벽한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시험문제를 한 개만 틀려도 울면서 억울해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니 그 친구가 아주 많은 돈을 버는 것도, 남들보다 더 행복하게 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함에 있어서 완벽함보다 중요한 것은 균형감입니다. 우리에게 시간과 노력은 유한하고 이를 ‘공부’와 ‘공부 외적인 것’에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균형감을 가지며 공부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 더 안다고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할 때의 일입니다. 인터넷 카페에서 시험 직전 학원 모의고사에서 전 과목 100점을 받았다고 자랑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평균 60점만 받으면 합격하는 시험에서 모의고사 100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많이 안다고 나쁠 것 없지 않은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많이 알수록 좋지만, ‘많이 알기 위해 희생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①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해서 100점을 받는 경우와 ② 일을 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을 공부해 60점을 받는 경우 중 어떤 것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당연히 후자입니다.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양자가 동일한데, 계속 일을 하고 있는 상황이 경제적으로 더 좋습니다. 100점을 받기 위해 공부에 시간을 더 투입함에 따라 희생된 것이 무엇인지부터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균형 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목적을 정확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경우에는 공부의 목적이 ‘내가 몇 점을 받아야 하는지’입니다. 그 목적에 맞는 공부량을 선택해야 다른 희생 없이 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습니다.
“난 이만큼 공부했다.”
수험생들끼리 몇 번 반복했는지 또는 얼마나 많은 책을 보았는지를 서로 경쟁하기도 합니다. 일부러 책을 더럽게 사용하거나, 책상 옆에 산처럼 책을 쌓아두기도 합니다. “나는 이미 그 책을 10번 보았다”라고 같은 말을 경쟁자들에게 말하며 다닙니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내가 더 잘하고 있다는 것을 자꾸 보여주려고 합니다. 그런데 많은 양을 보여주기 위한 투입에 집중하면 시간 대비 공부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책에 줄을 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 공부하는 것 안 보이나요? 조용히 좀 해주세요.”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가면 아주 작은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가방 지퍼 여는 소리, 책 넘기는 소리에도 시끄럽다고 항의합니다.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해야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시험장에 가면 외부 소음이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게다가 시험에 합격해서 취직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사무실에서 여러 소음을 들으면서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합니다.
완벽하지 않은 환경에서 공부할 줄 아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난 지금 완벽하게 공부하려고 노력 중이야. 단 한순간도 최적의 환경이어야 해’라고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균형 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공부 강박을 없애야 합니다. ‘내가 많이 투입하고 있다는 것을 경쟁자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나는 최적의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과도하게 생각하면 공부 외적인 면에서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때 그러지만 않았어도 성공하는 건데...’
완벽하게 공부하기 위해 ‘지난 과거를 반성하는 생각’을 스스로 쌓아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머리가 무거우면 공부하기 어렵습니다. 아래와 같은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 공부할 때 버려야 할 생각
1. 타인의 나에 대한 평가
예 : 지난번 시험에서 탈락했을 때 친구 A가 나를 무시했던 말
2. 과거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후회스러운 기억
예 : 시험 직전에 불안한 감정에서 도피하기 위해 게임하며 어영부영 시간을 보낸 기억
3. 공부함에 따라 포기하고 있는 것들
예 : '이 공부를 안 했으면 지금 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있겠지...'와 같은 생각
생각을 버리는 가장 쉬운 방법은 단순하게 별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입니다. 생각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더 생각납니다. 사전에 계획한 대로 행동하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균형 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특정 기억에 집착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거를 기억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면 미래에 다시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인생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지 할 수 없는 일을 후회하는 것이 아닙니다(스티븐 호킹의 명언).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기 위해 혼자 학원-집-도서관만 다니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제가 여러 사람을 상담하고 주변 사람들이 공부하는 것을 지켜본 결과 보통은 3개월, 잘 버티는 사람은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입니다.
혼자 공부하는 생활을 오래 하면 외로운 감정을 느끼다가 자신이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확신하지 하지 못해 점점 흔들리다 결국 포기합니다. 그 기간이 보통 3개월입니다. 3개월이 지나면 힘들어서 늦게 일어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하며 술을 마시거나 어영부영 보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처음부터 수도승 생활을 오랫동안 할 계획을 세우지 말아야 합니다. 그 보다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① 술·담배, ② 게임과 같은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하는 일로 정합니다. 반면, ① 일찍 일어나기, ② 규칙적으로 생활하기는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어느 정도 해야 숨통이 트일만한 일은 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차라리 낫습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 또는 가족과 연락하는 것까지 끊어가며 공부하면 오래 버티기 어렵습니다. 텔레비전도 일주일에 몇 시간은 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정해두어야 균형 있는 생활을 유지하며 공부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공부하는 것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더 강하게 부릅니다. 예를 들어 영어공부를 하면서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고 합시다.
① 완벽한 기준 설정 :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해보자”
② 중압감 발생 : “어학연수를 가야 하나? 유학을 가야 하나? 그럴만한 돈은 없는데 어쩌지...”
③ 기준보다 못 미치는 행동 : “몇 달을 공부해도 CNN 뉴스가 들리지 않네!”
④ 아 망했다는 생각 : “이렇게 해서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까?”
⑤ 공부 포기 : “이번 생에 원어민 영어 구사는 어렵겠다.”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겪으며 스스로 무너지게 됩니다. 남는 것은 ‘나는 늘 모자란 사람’이라는 자괴감입니다. 애초부터 ‘토익 몇 점’이라는 목표를 세웠다면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를 느끼며 공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해볼까 고민하다가 OO경영아카데미 학원에서 회계원리 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강의를 들어도 도저히 무슨 내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 결국 포기했었습니다. 대학교 신입생의 눈높이로는 회사 거래, 지분구조와 같은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10년이 더 지난 후 직장인이 되어 미국 회계사 시험을 공부하게 되었는데, 이제야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대학생 때 공인회계사를 준비하는 학생 중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학생의 경험과 지식으로 내용을 이해하며 열심히 공부해서 성과를 냅니다.
언제 공부하더라도 모든 것을 이해하며 공부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공부하면 됩니다.
대학교 1학년 때 공인회계사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으면 공부하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좀 더 경험을 쌓아 나중에 공부해도 됩니다. 반드시 언제 해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습니다. 완벽함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계속하려면 완벽하게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해야 합니다.
※ 직장인 공부법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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