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에 대한 단상
한 미디어 통신업체에서 AI를 이용해 걷기를 학습시킨 모델을 시연한 적이 있다. 그것은 곧 머리를 다리처럼 쓰면서 걷기 시작했다.
예술가나 창작자를 지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느끼는 고통은 이런 게 아닐까?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자 한다면,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개척하는 사이에 많은 고통을 겪게 된다. 말하자면 실존적 고통이다. 실존주의에서 사람은 목적 없이 내던져진 존재이다. 기계나 상품처럼 용도가 설계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무 목적 없이 던져져서 스스로 존재양식을 찾아가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현대 사회는 많은 것을 결정해 준다. 학교에서는 시간표를 짜주고, 회사에서는 주어지는 일정이 있다. 기껏 하는 고민이라고는 점심때 뭐 먹지 정도가 될 것이다. 그럼 우리는 작은 선택조차도 외부에 의탁하고, 의탁하고 있다는 자각조차 하지 못한다. 기반이 부족한, 혹은 무언가 다른것을 해보려는 창작자나 예술가, 그리고 색다른 꿈을 가진 사람들은 어째서 똑바로 가지않느냐고 질책할만한 길을 걷는 셈이다. 그 고통은 스스로도 느끼지만, 보는 사람도 불편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매일을 행위예술처럼 살아가거나, 히키코모리 처럼 자기 세계에만 갇혀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고 나만의 길을 찾아가려 할 뿐이다. 혹시 모르지 않나? 더 나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세상에는 그런 사람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