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대한 단상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어떤 마음은 복잡하고 깊어서 선의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경우가 왕왕 있다. 그걸 다양성의 차원에서 이해해야지 "쟤는 뭔데 저럴까" 생각하는 순간 자기 꼬리를 문 뱀처럼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 쉽다.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지 마음 복잡한 상태에 다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 단순한 예시로 괴롭지 않아도 도움을 원하는 경우, 괴롭지도 않고 도움도 바라지 않는 경우, 괴로우면서 도움을 바라는 경우, 괴롭지만 도움을 바라지 않는 경우, 특정 대상의 도움을 바라는 경우 등등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도움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을 꿰뚫어 본다는, 소위 관심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그 기호를 전부 맞춰줄 수는 없다. 현대 사회에서는 특히 그렇다. 한마을에서 수십 년을 살다 죽는 과거 사회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낯선 사람들 사이의 이합집산으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에서 '마음을 이해받는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이해한다고 한다면(혹은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 한다면), 사랑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힘들 때 돕는 친구가 진짜 친구라고 하지만, 힘든 친구는 단지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조바심이 나더라도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후에 들어주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상대방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그렇다. 지나친 걱정은 서로에게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