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주말 일기
새로운 변화도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진 내가 참 좋아지는 시기다. 무수한 상황들을 넓은 마음으로 포용했던 내가 대견하기도 하다. 하루하루가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일상이 소중하다. 어제는 다가오는 가을향기를 맡으러 산에 갔다. 산에서 느껴지는 냄새와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감각하고 기운을 얻었다. 몸이 고되니 불필요한 생각들이 사라졌다. 몸과 마음은 하나인가. 그새 마음이 편안해졌다.
미뤄둔 여름 빨래를 마쳤다. 다음 한철을 위해 잘 보관해두는 건 옷에 대한 예의다. 좋아하고 아끼는 고급 소재의 옷을 어떻게 빨래해야 할지 오랜 시간 미뤄둔 것도 있다. 손빨래할 엄두는 안 나니 울샴푸를 넣어 세탁기 울세탁 설정을 눌렀다. 옷이 다치지 않게 살살 빨래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름 빨래를 마치니 이제 올여름도 끝이구나 하는 게 실감이 났다.
등산 후 몸을 씻고 침대에 누워 유 퀴즈 혜리 편을 봤다. 혜리도 벌써 9년 차구나.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는구나. 타인의 시간이 무감각해진 나의 시간을 깨운다. 방송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다. 내가 죽는다는 걸 알면 무엇을 할 것이냐. 혜리가 주변에 많이 물어봤을 때 첫 번째 답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못다 한 말을 전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돈 다 쓰고 죽을걸.이라는 답변이었다고 한다.
더 많이 표현해야지. 더더더. 표현하지 못할 미래를 생각하며 오늘의 난 더 표현해야지. 언제나 생각하고 다짐한다. 요즘 민영은 바쁘다. 주말에도 일을 한다. 민영이 내게 준 사랑의 모양을 생각하면 자주 울컥한다. 내게 준만큼 보답하고 싶어서 고된 민영의 하루를 지지하고 싶다. 민영. 네가 힘들고 노력한 하루들이 정말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 민영은 나의 진심을 전달받은 걸까. 민영의 밝아진 목소리를 들으니 나도 덩달아 밝아졌고 오늘 밤도 개운하게 잘 수 있을 거란 기분까지도.
가끔 놀랍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소소하게 혼자서 보내는 주말에도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그리고 있고, 그걸 써 내려가는 걸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