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이상한 날이다. 이번주에 같이 일했던 친한 동료의 결혼식이 있었고, 결혼을 두 달 남긴 친한 친구의 파혼 소식을 들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내 친구가 파혼을 '당했다'.
그 소식을 접한 건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친구가 파혼을 당하고 이틀 후에 내게 전화를 했다. 보통 우리는 카톡을 하는 사이라 핸드폰에 친구의 이름이 떴을 때,
그 짧은 순간
내가 생각한 건, 잠정적으로 친구의 결혼식에 부케를 받기로 했던 내가.
그 사실을 한번 더 형식적으로, 정중히 이야기하고자 한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받았다.
결혼을 두 달 남긴 친구였으므로.
그런데 내 생각과 그건 정 반대였다.
친구의 목소리는 떨렸다. "헤어졌어."
세상에 수많은 헤어짐이 있는데 물론 모든 헤어짐이 다 가슴 아프고 힘들 테지만
그래도 헤어짐 의도 경중이 있을 것이다.
내 친구는 중한 헤어짐을 겪어버린 것이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친구가 당한 모든 것들을 듣고 있자니
분함이 솟구쳤는데. 어디에서나 사랑받아도 모자를 내 친구가 그런 대접을 받았다는 현실이 세상 원망스럽고.
얼마 전 친구들에게 잘 보이겠다던 예비 신랑을 만나 맛난 것도 얻어먹은 것도 생각나서
더 뚜껑이 열려 버렸다.
하지만 친구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잘잘못을 따질 수 없었다. 헤어짐이 상황에서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몇 안되니까. 친구가 자책을 하는 동안 나는 그저 수없이 말한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결론은 그거다. 돈.
돈 때문에 밉보이고, 돈 때문에 상처 주고. 외면하고 싶어도 자꾸 내 앞에 다가오는 현실들이 보이니까
자꾸 무너져버린다. 친구의 파혼소식을 들은 날, 나는 만나고 있는 애인과 여행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우리의 사이가 더 견고해시고, 앞으로의 미래를 도모할 것을 꿈꾸며 그런 상황에 설레하던 내가
친구의 소식을 듣고 마냥 행복할 수 없었다.
친구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 끝내고 내게 질문했다. 연아 오빠는 너의 편이니.
그럼. 내편이지.
그럼 됐어. 나도 이제 내편인 사람을 만날 거야.
응 우리 그러자.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누리며 사는 게 이렇게도 어려운 일인가 싶은 나날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그저 당연한 것들인데. 당연하게 여기는 게 마치 욕심인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다.
그 소식을 듣고 이틀 후 친구를 직접 만났다. 술도 사고 친구 택시 태워 집에 보내고.
연아 이제 결혼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해 보여.
이혼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견디며 살아가는 걸까.
친구가 겪어야 하는 그 아픔이 세상 참 미우면서도
사람이란 존재는 자신의 아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한번 즘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존재라는 게.
당연한 사실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나는 영이가 이겨낼 것을 안다.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무는 것도. 그녀에게 좋은 내편이 꼭 생길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