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엄마가 되는 건가?

엄마가 될 거예요 6

휴직원을 제출하고 정기인사시즌에 맞춰서 휴직을 했다. 휴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사실 좋았다.

속마음으로는 시험관이 한 번에 성공하면 곧바로 복직을 해야 하니 두 번째에 되면 적당하고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고쳐먹었다. 삼신할머니와 삼신할아버지께서 노하실 것만 같았다.

당시 내 마음은 자신만만했다. 생리를 시작한 이후 한 번도 거른 적 없이 규칙적이었고, 인공수정을 3회를 하는 동안 담당 선생님은 나에게 크게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했었다. 다만 남편의 아이들(정자)의 운동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그 역시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그래서였나, 나는 인공수정 3회의 실패의 원인을 무의식적으로 남편이라 단정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게 나를 힘들게 할 줄은 몰랐다.)

휴직을 하고 기다리던 생리가 시작되었다. 인공수정을 3회나 실패했으니 시험관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자신만만한 마음이 있었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담당 선생님은 초음파와 차트를 보시고는 "어떻게 할까요?"라고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선생님이 하라고 말씀하시는 대로 할게요"라고 했다.

선생님은 "그래요, 그러면 시험관을 시작해 봅시다"라고 말씀하셨고, 나는 가뿐하게 시험관의 터널로 들어갔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터널인 줄도 모르고.

시험관 시술을 위한 첫 단계는 여성의 난자채취를 위한 과배란이다. 인공수정 때는 이틀에 한 번 맞는 배주사가 전부였는데 시험관 시술 때는 매일 주사를 맞아야 했고 주사도 한 번에 두 세대를 맞기도 하였다.

난포를 성숙시키는 주사를 맞았다가, 난포가 터지는 것을 방지하는 주사를 맞았다가, 난포가 터지는 주사를 맞아야 했다. 

다행히도 몸이 주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주사를 맞는 법을 익히는 것이 어려웠다. 주사마다 용량도 다르고 맞는 방법도 달랐다. 주사 약을 식염생리수에 섞어야 했고, 주사 바늘을 바꿔 끼워야 했다.

난생처음 하는 일들을 실수 없이 제시간에 맞춰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집에서 자가주사를 제조하다가 도저히 못하겠어서 제조하던 주사를 들고 병원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그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주사를 맞고 병원으로 뛰어갈 수 있었다. 좋은 느낌이 있었다. 선생님은 초음파를 볼 때마다 난포가 잘 자라고 있다고 좋다고 하셨다. 아직 임신을 한 것도 아니었는데 점점 기대가 되었다. 

난자는 11개가 채취되었고 수정란은 8개가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식 당일 베드에 누웠다.

선생님은 3일 배양 중급 이상 배아 두 개를 이식하겠다고 하였다. 나는 당연히 한 개의 배아를 이식할 줄 알았는데 두 개의 배아를 이식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배아 사진을 보여주며 배아 모양도 예쁘고 중급과 중상급 배아이니 좋다고 하셨다. 

이식을 마치고 집으로 걸어 돌아오는 동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쌍둥이 엄마가 된 내 모습을 상상했다.

나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