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란의 편지와 아시다 지로의 러브 레터
장백지는 영화 「파이란」에서 하얀 난초(白蘭)의 모습이었을 때가 가장 아름다웠다. 가장 순수했고 처연했다. 수신인에게 도착하리라는 보장조차 없이 강재(최민식 분)에게 편지를 쓴다. 그녀가 편지를 낭독하는 신은 영어 알파벳으로 한 글자씩 발음하여 음성 조합했다 한다. 어수룩해서 감동이 크다.
영화 「파이란」은 아사다 지로의 짧은 단편 「러브 레터」를 각색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오 겡끼 데스까'의 「러브 레터」는 아니다. 아사다 지로가 소설 「철도원」 - 료코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의 작가라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감동을 잊지 못하던 시네필들의 애원에 2011년 가을 재개봉하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플래시 백 방식의 플롯은 비슷하지만, 삼류 건달 강재의 막다른 숙명을 가미했을 뿐인데 극적이다. 원작의 주인공 여자의 이름도 '파이란'이다. "당신을 좋아하게 되자 힘들게 되었습니다."라는 말을 생각한다. 그리고 사랑은 늘 더 사랑하는 사람이 손해라는 말도 함께.
편지는 결국 목적지에 도달했다. 강재 씨와 고로 씨에게. 「퍼브 레터」 원작 편지는 이렇다.
내가 죽으면 고로 씨 만나러 와줍니까. 만약 만나면 부탁 한 가지만. 나를 고로 씨 묘에 넣어주겠습니까. 고로 씨의 아내인 채로 죽어도 좋습니까. (…) 고로 씨에게 드리는 거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합니다.
- 「러브 레터」 중 파이란의 편지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