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따라 열차의 4번째 칸으로 들어갔다.
문 손잡이가 달랐다. 낯이 익었다.
손잡이를 돌리고 들어서자 김대리이자 김부장이자 김상조인 그는
소파에 앉아있었다.
검은색 소가죽으로 만든 낡은 소파였다.
낯이 익었다.
소파에 앉은 그는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제가 생명보험이 4개입니다. 죽으면 일 억씩. 총 4억짜리죠."
그의 목소리는 어느때보다 차분했으나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소름끼치도록 낯이 익었다.
"4억이면 아들 놈 아파트 중도금으로는 충분하겠죠? 이만하면 우리 아들한테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그와 눈이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