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죽을 사(死)자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알고 있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종이에 숫자 4를 그려보세요. 첫 획과 내리꽂는 두 번째 획의 출발점이 서로 같게끔 말이에요.
그럼 어떤 모양이 나오지요?"
손에 펜과 종이가 쥐어져 있었다.
그의 말대로 첫 획과 내리꽂는 두 번째 획의 출발점이 같게 4를 썼다.
그냥 숫자 4였다.
"4에서 오른쪽과 아래쪽으로 튀어나온 선을 이어보세요.
그럼 모래시계, 숫자 8, 또는 무한을 상징하는 모양이 됩니다.
보시다시피 4는 한 끗 차이로 무한성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숫자보다 더욱 유한성이 강조되고, 유한한 시간과 삶, 즉 죽음을 뜻하게 된 겁니다.
제가 늘 8번째 칸에 탄 건 유한하고 제한적인 제 인생에서 실낱 같은 가능성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군요."
그가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