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기일, 조카의 군면회로 인해 며칠간 육지를 다녀왔다.
기존과는 다른 월요일..
태풍 다나스가 제주를 훑고 지나갔고, 어제 너무 늦게 도착해 이듬해봄 내부는 사실상 살피지 못한 상태였다.
분주함과 초조함, 그리고 불안감을 가득 안고 이듬해봄에 갔다.
어릴적 비나 눈이 많이 오면, 늘 한숨 쉬시던 할머니의 마음을 이젠 나도 알것 같다.
여튼 이듬해봄은 이상무였다.
첫번째 손님, 두번째 손님, 그리고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이럴리가 없는데..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래.. 어쩌면 화,수,목,금 손님들이 한꺼번에 방문해 주셨는지도 모르겠다.
여튼 신나고 감사한 한주의 시작이다.
"사장님 수많은 손님들과의 관계에서 지치진 않으시나요?"
"그 관계는 대부분 이상 이하도 아니고 딱 이공간, 이듬해봄에서 벗어나진 않아요"
"이듬해봄 문 않열기로 소문 났잖아!!!"
"그런적 없는데요. 매주 월,화,목,금은 지키는 편인데.."
"이듬해봄은 남편이 벌잖아! 그래서 여유 있잖아.."
오늘도 수많은 질문들을 받는다.
피곤함 보다는 때로는 당혹스러움이 나를 힘들게 한다.
어쩌면 수많은 손님들과의 관계에서 지치지 않느냐는 손님의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바로 위의 내용처럼 몇몇일지도 모른다.
나름의 방식과, 나름의 속도를 본인들의 생각대로 단정지어 버리는것들.
오늘 역시 또한번 되물으려다, 그냥 마침표를 찍었다.
상처가 되거나, 화가 나거나 그렇진 않다. 다만.. 다만 그냥 답답할 뿐이다.
일단 나는, 나를 돌보며 이듬해봄을 오랫동안 이끌어 나가고 싶다.
그런 나의 마음이 전달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걸까..
자전거 패달이 편한 나는, 굳이 오토바이 패달을 밟고 싶지 않다.
언젠가 타협의 순간이 오는 날이 있겠지만,
그래도 나는 자전거 패달을 밟으며, 나를 돌보며, 그리고 주변도 살피며,그런 이듬해봄 주인장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