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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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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예린 May 25. 2023

지는 봄 피는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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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봄 피는 여름. 계절의 풍경들을 만난다.


어제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열무 한 단을 샀다. 채소 코너에 열무를 보자마자 강된장에 열무물김치를 넣어 비벼 먹는 비빔밥이 떠올랐다.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사과 하나, 싹이 난 마늘을 갈아서 열무물김치를 담아야겠다.


율하천은 금계국의 춤사위가 한창이다. 걷다가 자꾸 걸음을 멈춰, 혼자 히죽 웃게 만드는 배경이 많은 날이다. 어제보다 더 뜨거워진 햇볕에 눈이 시려서 모자 하나 샀다. 꽤 마음에 들어 한동안 잘 쓰고 다닐 생각이다.


조각난 마음을 보듬어주는 만년필을 선물받았다. 도서관에서 박경리 작가 시를 읽다 인상적인 시구절을 옮겼다. 열심히 써서 내 만년필로 만들 작정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 시원한 열무국수 한 그릇 먹고 나니, 오들오들 몸이 떨린다.


아직은 봄과 여름 사이에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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