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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필 Jun 26. 2022

존경하기로 했다

고스톱 쳐서 자리를 얻은 사람은 없다

장면1.

이번주에는 회사의  높은 어르신과 저녁자리가 있었다. 근사한 식당에서 비싼 저녁과 좋은 술을  주셨는데, 보통은 회식자리에서 능숙하게 사각지대를 찾는 편이지만 이번엔 도망갈 곳조차 없었다. 어쩔  없이 직격으로 독대를 하였는데,  어르신에게 배울 것은 분명했다.

알다시피, 회사생활을 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회사 일이 주제가 되면 굉장히 재미가 없다. 모름지기 높으신 어른이 되려면, 여러 주제에 대해서 서너시간 정도는 (술자리이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갈  있어야 하나보다.  암기력에 굉장히 감탄했다. 매번 회의가 길어져서 대단히 여기지 않은 분이었는데, 존경하기로 했다.


장면2.

탑건 매버릭을 보았다. 시작한 김에 제대로 보려고 탑건도 보았지. 30년간 자기관리를 하고 곱게 늙은 톰 크루즈는 직업인으로서도 얼마나 대단한가. 나이가 환갑인데, 비행기도 탄다. 나이를 어쩌구 저쩌구 운운해서 못 할 일이 없다. 그러니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한번 더 들었다.


이번주는 유난히 직업인으로의 경외감을 느끼는 순간이 많았다. 그러면서 직장인의 유한함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정말 길게 해야 30년이다. 회사의 인적자원은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올라운더가 되기보다는 잘 하는 걸 계속 잘 하면 그걸 잘 하는 사람중에서는 가장 잘 하는 사람이 되면 된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고 하고, 반면교사를 삼아가면서 내 궤적을 고치기보다 존경할 만한 점을 받아들이면서,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버전이 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 주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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