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일호 Sep 28. 2018

접근

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수영을 배우고 싶었다.

유튜브에 올라있는 동영상을 열심히 보았다.

팔을 휘저어 보기도 하고 방바닥에 배를 깔로

발과 다리를 리드미컬하게 움직여 보기도 했다.

수영장으로 갔다.

몸이 가라앉기 시작했고 집에서 배운 동작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은 채

허우적거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영어로 말을 하고 싶었다.

회화 책을 한 권 샀다.

문장에 줄을 쳐가며 열심히 외웠다.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자 한 눈에 문장이 들어왔다.

우리말을 영어로 해 보는 연습도 했다.

외국인을 만났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은채

집으로 돌아왔다.

글을 쓰고 싶었다.

글쓰기 책을 몇 권 샀다.

열심히 읽었다.

좋은 작가들의 글이 왜 좋은지 분석해 보기도 하고

소리 내어 읽어 보기도 했다.

책상 앞에 앉았다.

억지로 두 줄은 썼다.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딱 두 줄이 한계였다.

수영을 잘 하기 위해서는

수영장에 가서 물에 빠져 보면 된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만나 아무 말이나 더듬거려 보면 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생각나는 대로 종이위에 써 본다.

답은 정해져 있다.

그냥 하면 된다.

준비하면 할수록 본질에 접근하기가 어려워진다.

작가의 이전글 성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