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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일호 Apr 27. 2019

보물찾기

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보물찾기

글쓰기는 보물찾기와 같다.

그냥 지나가면 모른다.

자세히 보면 보인다.

‘내 앞에는 볼펜이 한 자루 놓여 있다.’

이 문장은 내가 볼펜에 대하여 쓸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문장일 것이다.

늘 내 앞에 있는 볼펜이지만 오늘은 자세히 본다.

그리고 좀 더 자세히 묘사해 보려고 한다.

까만색 볼펜이다. 

주머니에 꽂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의 명칭을 뭐라 하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니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르겠다.

이것도 관심의 영역이 아닐까.

구글링을 해서 찾아보니 ‘클립’이라고 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볼펜도 클립이 붙어 있다.

보통 클립은 뚜껑에 붙어 있는데 이것은 몸통에 그냥 붙어 있다.

클립안쪽으로 해서 한 바퀴 돌아가며 상표띠지가 둘러쳐져 있다.

은색의 얇고 반짝거리는 표면위에 바코드와 제품명 그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의 

작은 글씨들이 박혀 있다. 과연 이것을 읽어 볼 사람이 있을까 싶다.

중간부분은 반투명으로 안의 심이 보이도록 되어 있다.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와서 손에 쥐는 부분은 고무로 감싸져 있다.

고무부분의 가운데는 약간의 굴곡을 줘서 손가락이 조금 더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위에서 버튼을 눌리면 심이 나온다. (당연한 것인가.)

심은 끝이 상당이 굵고 둥글다,

위쪽의 라벨에 1.6이라고 적인 것으로 보아, 1.6mm인 것 같다.

가는 것은 촉감이 좋은 고급볼펜이라야지 안 그러면 종이가 긁히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느낌이 좋지 않다.

그래서 좋은 볼펜이 아니라면 나는 차라리 굵은 쪽을 선택한다.

이렇게 묘사를 해 보니 한 줄이 스무 줄이 되어 버렸다.

어느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고 했다.

글쓰기에서도 그 말은 백번 옳다.

자세히 보면 예쁜 것이 보이고 안 보이던 것들도 보인다.

다양한 것들을 표현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 가지를 

자세히 관찰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앨리스 먼로는 그런 면에서 탁월하다.

정말 저런 것까지도 묘사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묘사를 해 댄다.

여성의 섬세함을 물론이지만 작가로서의 탁월한 관찰력은 대단하다.

더 놀라운 것은 사물의 묘사를 느낌으로 끌어온다는 것이다.

그런 작가들처럼 많은 것을 보고, 본 것을 다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지라도

그런 눈을 가지고 보면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틀립없다.

보라, 보일 것이다.

써라 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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