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경영 season 1_14
“거북이 하나 더 키우고 싶어요”
수족관 상점에 모여든 아이 둘이 하나같이 말하였다. 집에 5년 넘게 키우는 거북이가 한 마리 있는데 혼자 외로울 것 같아 한 마리를 더 키우자는 것이었다.
“이 거북이 가격이 4만 원이네! 그럼 우리 가족이 4명이니까 각자 용돈에서 1만 원씩 내서 사자!”
“네~ 좋아요!”
아이들은 각자 자신의 용돈에서 1만 원씩 지급했고, 나와 아내도 1만 원씩 냈다. 그렇게 모은 4만 원으로 새끼 거북이 한 마리를 사기로 했다.
“어떤 거북이를 드릴까요?” 점원은 뜰채를 들고 거북이를 선택하라고 했다.
아내와 나는 조금 크고 튼튼해 보이는 거북이를 골랐지만 아이 둘은 아주 작고 귀여운 거북이를 선택했다. 아이들 눈에도 더 작은 새끼 거북이가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저 작은 새끼 거북이로 주세요!”
거북이를 사 들고 어항으로 가는 내내 아이들은 신이 났다. 새로운 거북이를 어항에 넣고도 한참을 관찰하였다. 새끼거북이는 큰 거북이에 치여 여기저기 숨기 바빴다.
집으로 돌아온 첫째 아들은 인터넷을 뒤지고 백과사전을 찾아보더니, 우리가 키우고 있는 거북이가 ‘커먼머스크 거북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키우는 것이 꼬리가 짧은 암컷, 새로 사 온 새끼거북이가 꼬리가 긴 수컷임을 알아냈다. 아이는 이제 거북이 알을 볼 수 있다고 신이 났다. 알을 낳으려면 아마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커먼 머스크 거북이(Common musk turtle)는 캐나다 퀘벡, 미국 플로리다 출신 거북이이다. 소형 거북인 데다 뭐든 물어뜯는 성질이 있어 리틀 스내퍼(Little snapper)라고 불리기도 한다. snapper는 입질이 잦아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커먼 머스크, 즉, 보통의 사향 거북이라고 할 수 있다. 위험한 상황이 되면 겨드랑이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는 분비물을 배출하여 적을 물리친다.
아이들의 호기심에 5년이나 키우던 거북이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었다. 아이들 또한 자신들이 직접 용돈으로 함께 구매한 가족의 거북이이니 더 애착이 가는 모양이다. 며칠이나 여기저기 숨기 바쁜 새끼 거북이를 찾아내고 즐거워하고 먹이도 잘게 잘라 주기도 했다.
1만 원, 아이들에겐 큰돈이 될 수 있다. 첫째 아이는 한 달 용돈이 5천 원이고 둘째는 아직 유치원생이라 1천원씩 준다. 첫째는 두 달 용돈을 쓴 것이고, 아직 돈 개념이 많지 않은 둘째는 10달 치 용돈을 사용한 것이다.
‘부모가 되어서 그냥 사주면 될 것을 아이들 용돈을 쓰게 하느냐?’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들 입장에서 자신이 모은 용돈으로 산 거북이는 더욱 애착이 가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아이들은 1만원으로 거북이만을 산 것이 아니라 거북이를 통해 경험을 사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더 주체적으로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생겼다.
물론 모든 것들을 아이들에게 직접 부담하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자신의 용돈으로 사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많이 고민하고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다음 꼭 필요한 선택을 위해 지금 불필요한 소비는 줄이게 된다. 아이들도 조금씩 경제 관념을 알게 되는 것이다.
새끼 거북이가 무럭무럭 자라나듯이, 아이들은 경제에 관한 생각과 경험을 쌓고 소비를 위해 정보를 찾고 더 효율적인 선택을 하며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글 | 두두그린
[커버이미지] 거북이처럼 아이들은 더 단단하게 성장한다. © artinsight.co.kr /illust by su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