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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a effect May 13. 2019

창업하기로 마음먹고 퇴사하기 직전에 알면 좋을 것들

'창업가의 일' 저자 임정민 대표 북 토크


 책 '창업가의 일' 저자 임정민 대표의 북 토크에 다녀왔습니다. 당장 창업할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마냥 회사원으로서 살 수만은 없다'는 생각을 마음 한구석 서랍에 담아 두고 있는지라 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저를 끌어당겼습니다.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모인 사람들이 내뿜는 아우라 자체만으로도 삶에 큰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고요.

 저자의 수식어는 그를 주목하게 합니다.
‘500 스타트업 코리아의 공동대표, 4400억의 자금운용, 120억 펀드로 시작해 지금 32곳 투자, '다노'는 대표적인 투자처’
 그리고 그의 인생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죠
"나도 떠밀려서 창업한 케이스다. 야후가 있는데 구글에 왜 지원해?' 하던 시절이었다. 사실 꿈은 스탠퍼드에서 공학박사 하고 나서 교수였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문장 한마디 한마디는 스타트업 세계를 2시간 만에 뼈저리게 체험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마냥 꿈꾸기만 했던 먼 미래의 나만의 비즈니스가 얼마나 순진한 것이었는지 몸서리치게 만들어 주었던 강의였던 거죠.


사람들은 주로 왜 창업을 하는가?


내가 이루고 싶은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서



옆에 앉아있는 동료는 매일 아침 퇴사 후 자신의 아이템을 저에게 설명합니다.
'나 그만두면 삼겹살집 하려고, 뼈 통째로 붙은 삼겹살. 전에 회식할 때 먹었던 거. 그거 맛있었지? 사람도 많더라'
'내가 요새 케톤 식단으로 다이어트하는데 효과가 좋아. 점심마다 시켜먹는 사람도 많던데 샐러드 배달할까 봐'

이 북 토크를 통해 깨닫습니다. '창업'과 '장사'의 한 끗은 그 일로 실현하고자 하는 바가 있는지 여부였던 것임을.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기 회사를 통해 '자아실현' 하고자 창업을 한다고 하는데, 제 동료는 무언가를 이루고자하는 '창업'보다는 돈을 벌 '장사'를 하고 싶었던 거죠. 자아실현하기 힘들어서 직장을 때려치웠지만 저렇게 되면 더 힘들어질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비영리 제단에 일하는 사람 정도는 가능할까? 싶기도 하지만 언제나 회사의 비전과 나의 비전이 맞춰지긴 힘들 겁니다.

창업을 못하는 이유는 두려움에 기반합니다. 신용불량자가 되면 매우 힘든데 진짜 신용불량자가 되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실패를 못 견뎌하고 그럴 때 사명감이 있어야 창업가도 팀원도 버티는 거죠. 돈이 문제는 아니라는 겁니다.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마인드?


창업가는 나와 팀을 지켜주는
커뮤니티에 대한 '소명감'이 필요


왜 창업을 해야 하는지, 왜 내가 이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명감을 창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WHY'에 대한 답이 없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이었죠.
HOW TO (투자 어떻게 받을 수 있지?) 보다는 WHY (왜 투자받아야 해?)를 창업가가 명확히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 같은 경우,

'단순히 Delivery 잘하는 회사'가 창업가가 가진 비전이 아닙니다. 배달은 경쟁이 매우 심한 산업이죠.

김봉진 대표는 내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이렇게 내놓습니다.

'소상공인의 비용절감에 기여하고 싶다'


또 다른 예로 Google의 경우,
'단순히 검색을 빨리 보여주겠다'라는 모토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겁니다.

'전 세계의 정보를 잘 모아서, 잘 정리해서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잘 전달하자'가 그들의 비전이죠.

저 비전에 따라서 인터넷이 열악한 곳에 연결해주고, 인류복지에 기여하고자 정보를 잘 define 해주고 잘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투자자는 '비즈니스 모델' 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자한다?

인간성을 보는 게 아닙니다.
문제를 정확히 규정짓고
얼마나 빨리 합리적으로 해결방안을 찾는지를 봅니다


 흔히 스타트업에 투자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면 대다수 '그 대표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라는 소식을 종종 접합니다. '사람'을 어떻게 본다는 걸까? 어떻게 '사람'을 잘 볼 수 있을 것인가? 짧은 피티를 통해 어떤 인상을 남긴 걸까? 팀을 운영하는 리더십을 본 걸까?'라는 궁금증을 저 역시도 가지고 있긴 했습니다. 매우 비과학적으로 들렸고 투자자와 성향이나 결이 비슷한 사람을 뽑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이었죠. 그의 대답은 간결했습니다. 사람을 본다는 것은 성격이나 인간성을 보는 것은 아니라고. 벤처 캐피털마다 투자하는 방식이 다 다르긴 하지만 '얼마나 상황에 빨리 적응해서 피봇팅을 잘하는지'를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공통된 관점이라는 것이죠.

 Seed단계 투자는 '아이디어', '제품', '비즈니스 모델' 없는 상태입니다. 창업가는 있다고는 하지만 없는 상태나 마찬가지인 거죠. 최초 사업기획서는 어떻게 서든지 수정되어 실제 실행계획서와 100% 달라진다는 겁니다.

투자받는 순간에도 시장이 계속 바뀌고, 사람들도 계속 바뀌니 그 상황을 빨리 파악해서 나의 궤도를 수정하고,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문제인지 정확히 인지해서 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우리 회사는 6개월 뒤면 망할 것 같습니다' 대표가 예상할 정도면 이것은 Risk가 아니라 Fact라는 건데, 그걸 정확히 인지하고 방향성을 바꾸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빨리 대처할 수 있으려면 실패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앵그리버드의 경우, 17년 동안 53개의 게임을 말아먹고 성공한 첫 게임이고, 애니팡도 10년 동안 시도하다 대박을 친 거죠.

 그러려면 사람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겁니다. '이 사람이 왜 이걸 해야 하나', '밑바닥부터 이해하고 잘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인가'. 인도 안 가본 사람이 작성한 인도 관련 사업계획서와 스토리는 믿지 않고, 패션사업을 하겠다고 온 사람의 사업계획서보다는  '나 동대문에서 10년 이렇게 해봤더니 ~어떻고 ~저렇고' 이런 스토리가 더 강력하게 다가온다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됩니다.





실리콘 밸리의 창업가 VS 한국 창업가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은
'vision'과 '팀워크'에 집착하고

한국의 창업가들은
'제품'과 '기술'에 집착한다.


 오랜 경험을 지닌 저자가 봤을 때 한국의 창업가들은 기술과 실력이 절대 모자라지 않고, 오히려 거의 탑에 가깝다고 합니다. 시장도 결코 작지 않고요.  근데 '제품'과 '기술'에 너무 집착한다는 겁니다. 저도 사실 어떤 프로젝트를 할 때 완벽에 가까워 보일 때까지 눈앞에 내놓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피드백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서 진짜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볼 수 없는 거죠. 저자의 경험 상 어려움을 겪는 창업가들은 거의 컨설턴트 출신이라고 합니다. 100여 장 사업 개발서, 시장규모를 엑셀로, 그래프로 쫙 그려내지만 정작 실행해보지 않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은 처음부터 앱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카페 같은데 모여서 전단지 모으고 가치 있는 정보인가 먼저 테스트한 거죠. 이렇게 해봤더니, 카페에서 공구해봤더니, 인기 있는 메뉴가 이렇고,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이 비중으로 사더라.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통해 가치를 잘 잡아간 거죠.

포잉 같은 경우도 '자동 예약 해주자'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단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기능 개발은 좀 걸리니까 예약 들어오면 개발자가 전화해서 예약해주고 마치 자동 예약된 것처럼 문자 보내준 것이었죠.


'젊은 직장인들을 위한 소개팅 앱을 만들고 싶어 했던 창업가는 매칭을 한다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미를 가졌는지 등을 엑셀로 프로파일링 해보고 몇백 명을 직접 전화로 매칭 해준 다음에 앱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창업가는 컴퓨터 공학 출신이었죠.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모두들 처음 시작이 거창하지 않았고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해 나가며 확장시켜 나갔던 겁니다.



사람, 사람, 사람


공동창업은 마음 맞는 친구들이 최고.
직원 찾기는 채용담당자가 아니라 전사의 일.


그동안 봐왔던 성공한 공동창업자 관계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회사동료, 대학교 동기, 동아리 선후배, 부부 등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손발이 맞는 사람은 단기간에 찾아지지 않는다는 것이겠지요. 파트너로서 서로를 존중해줄 수 있는 사람을 갖는다는 건 정말 천운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내 아이디어를 맹신하기보다는 3~5년 함께 하면 좋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아이디어가 무엇이든, 제품이 무엇이든 그냥 시작하세요'


아이디어는 어차피 계속 바뀔 거니 신경을 쓰지 말라는 겁니다. 그는 매번 컨설팅을 해주다 보면, 동일한 생각들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고 말합니다.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데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어요. 그래서 10배는 더 빨리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일단 마음 맞는 멤버가 있다면 제품, 아이디어는 당장 문제가 되지 않으니 시작하라는 겁니다. 물론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데, 아이디어가 제한적이어서 사업 확장하려고 할 때 문제가 된다던지 등의 이슈가 있는 거죠.

 많은 창업가들이 채용이 자기 일로 보지 않고 채용 담당자 1명 뽑아놓고 '10명 모집해라'이런 식으로 사람 뽑는일을 맡겨버린다고 합니다. 근데 제대로 하려면 프로 야구 구단들이 좋은 애들 뽑으려고 고교생 경기 보러 다니듯이 다녀야 한다는 거죠. 전사의 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필요성은 전사원이 채용에 관여하는 구글의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10명 미만의 팀에서는 모르는 사람은 뽑지 않는 게 좋습니다. 6개월 이상 손발 맞혀볼 사람, 아무리 평판이 좋고 실력이 좋아도 나랑 안 맞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안 맞는 사람이랑 억지로 부여잡고 끌고 가는 거 아닙니다.”


팀플 하던 시절이 슬며시 떠오릅니다. 프로젝트를 같이 하던 동료들도 떠오릅니다. 그리고 나중에 함께하면 좋을 누군가가 몇몇 머릿속에 헤아려 봅니다







어떤 것이 성공의 키 포인트 일까


성공의 필수조건 '운칠복삼'


타이밍, 사람, 자금이 물 흐르듯이 오는 때가 있다고 합니다. 하늘이 안다는 얘기죠. 그렇지만 이 흐름을 잘 타려면 내 주변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주의 깊게 살피고, 제품 개발에만 몰입되어 있지 않아야 합니다.

'제품만 바라보면 나르시스트야 '

시장이 좋아하는 걸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였죠.


또, 요즘 기술이 기반되지 않으면 진행하기 어려워진 시대입니다. 가치를 정하는 프리미엄이 요샌 다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 스토어의 경우 ‘어떤 팔로우들이 많을수록 매출이 오르더라' 라던지, 데이팅 앱 '암호화된 머신러닝'을 통해서 결혼할 확률, 깨질 확률을 알 수 있는 것도 다 기술인 것이죠. 남과 여의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는 것이 힘들지만 이건 운영의 묘를 잘 살려야 하는 것들입니다





오늘의 최애 Insight

1인 창업가는 회사로 보지 않습니다. 두 사람 이상의 다른 생각이 모였을 때 혁신적인 사고가 나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창업가는 '돈'과 '사람'을 모으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사회적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길, 학자의 길, 창업가의 길, 의사의 길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창업가를 너무 멸시하고 있죠.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어'라는 게 있으면 가장 좋습니다. 누구나 창업가 마인드를 가지면 세상을 바라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Book Talk : 2018.5.14 월요일

1년 전 작가의 서랍 속에 두서없이 묵혀두었던 글을 이제야 발행합니다. 이때 한창 직장인으로 성취감 뿜 뿜 하는 프로젝트로 바쁘다가, '지금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이 슬며시 올라오니 서랍 속을 뒤져 본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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