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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규 Jul 21. 2019

주식에 장기 투자해야 하는 이유

우량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어느 인터넷 글에서 보니 요즘 같은 주식시장에서 '장기투자는 바보짓'이라고 말하는군요.

그러나 돌이켜 보십시다.

'요즘'이라 불리는 방향성 없는 장세가 어디 하루 이틀이었나요?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게 아닙니다.

2천여 개가 넘는 주식 종목 중에 골라서 돈을 넣는 거지요.

그렇다면 아무리 시장 전체 분위기가 암울해도 그중에는 진흙창에 피어오르는 꽃 같은 종목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만 시장이 좋지 않으면 투자대상 종목이 거의 없겠지만요.

어쨌든 가상화폐보다 주식이 나은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을 필두로 가격 발걸음이 일사불란하게 거의 동일하지만 주식은 다릅니다.

물론 일시적인 분위기 편승 탓에 걸음걸이가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아주 짧은 순간만 그러합니다.


그런데 그런 보석 같은 종목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고요?

물론 그런 종목을 아무나 골라잡을 수 있다면 주식시장은 성립하지 않을 겁니다.

주식으로 돈 벌려면 약간의 연구와 수고가 필요한 이유이지요.


주식 장기투자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외칩니다.

오늘의 주가도 모르는데 내일의 주가를 어떻게 아느냐고.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입니다.

주가라는 게 주사위 게임처럼 불복 상황의 연속이라면 내일의 주가를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주가는 그 주식 속에 있는 가치를 따라갑니다.

이것이 중요합니다.

그 가치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는지는 제각각이지만 내일의 가치가 오늘의 가치보다 높아진다면 주가는 당연히 오를 거고 그 반대면 하락하겠지요.

분명한 것은 주식의 가치를 재는 방법이 있긴 있는 거고 그것들에 따라 주가는 요동치는 것이겠지요.   

장기적으로 우량기업의 주가는 가치를 따라 우상향 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우량기업의 주식이라도 단기적 관점으로 보면 분명히 출렁대지요.

갤럭시 노트 7 배터리 발화사건을 겪은 삼성전자를 보시죠.

2016년 10월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습니다.

저는 그해 6월 초 제대로 잡은 알짜주식을 10월에 결국 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약간의 이득은 보았지만 매도 당시에는 얼른 정리하고픈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매도 후 3개월도 안돼 그런 단타매매를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삼성전자의 악재 소식을 차라리 몰랐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정말 무인도에 가서 1년간 귀 닫고 살았다면 분명히 더 큰돈을 벌었을 겁니다.

소나기가 지나가면 다시 맑은 하늘이 보이듯이 우량기업의 일시적인 악재는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한 것입니다.

소나기가 올 때 그대로 맞고 있으면 옷이 흠뻑 젖지만 아예 비 맞지 않을 안락한 곳에 느긋하게 있다면 아무 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단타매매는 그래서 위험한 것입니다.

해가 쨍하면 나만 소외될까 두렵고 날이 흐리면 금방이라도 소나기에 젖을까 두려운 겁니다.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이익과 손실을 오가기 때문에 날이 맑아도 걱정, 흐려도 걱정입니다.

 

그럼 왜 주식을 장기 투자하라는 걸까요?   

우량한 기업의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출렁거려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우상향 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 내부에 쌓여가는 가치가 많아지면 주가는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요?

돼지저금통에 100짜리 동전만 가득 있을 때보다 500원 동전이 가득 차 있을 때 그 저금통의 값이 더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아무리 우량기업의 주식이라도 y=ax+b와 같은 우상향 직선 기울기를 가지고 끝없이 오르기만 할 수는 없겠지요.

'소음과 투자'(북돋음, 2016년)의 저자 리처드 번스타인과 '메트릭 스튜디오'(김영사, 2014년)를 쓴 문병로 교수도 뉴스는 장기적 관점에서 노이즈라고 보았습니다.

주가를 상하로 진동시키는..  


시중에 인기리에 팔리는 매매 비법서들을 보면,

단 한 권의 책 속에서 주식의 가치부터 온갖 매매전략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저자가 그렇게 많은 것들을 과연 살펴가면서 매매할까요?

단타매매를 직접 해 보면 알지만 그토록 많은 지표를 들춰 볼 시간 여유가 없습니다.

장기 가치투자라면 여러 날 많은 시간을 들여 찔끔찔끔 알아봐도 될 사항들을 단기투자에서는 절대 용납되지 않지요.

캔들, 지지 저항선, 이동평균선, MACD, 볼린저밴드, 스토캐스틱 등 매매를 해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이용해 보고 열심히 연구해 본 지표들입니다.

그러한 지표들을 이용해 저자는 이익을 크게 냈다는데 독자들 전혀 그렇지를 못합니다.

그렇다고 독자들 모두 하수이기 때문일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아마 저자보다 더한 내공을 지닌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단타매매 책의 저자들은 늘상 손절매를 강조하지만 권투선수가 잽을 날리듯 이를 쉽게 해내고 있는 이도 많습니다.

그런데도 가랑비에 옷 젖듯 손절매 손실만 쌓여갑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남들 모두 이용하는 지표들로 저자만 이익을 냈다면 저자 고유의 매매 감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책으로 전달할 수도 없고 저자는 그러고 싶지도 않겠지요.

누군가 나의 비법을 아는 순간 나는 그 비법을 포기해야 하니까요.

책 값의 10% 이내인 인세 먹자고 현금 따박따박 들어오는 비장의 매매비법을 만천하에 까발리겠습니까?

아마 그런 바보는 없을 것입니다.

제가 나름의 매매기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에 관한 책을 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매매비법들을 알려주겠다는 책들이 범람하고 있지요.

저는 이 현상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매매비법이란 게 실제로 있다면 남에게 결코 알려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매가 아닌 투자 비법이 알려지는 건 상관없습니다.

투자는 한날한시에 하나의 신호로 모두 달려드는 게 아니니까요.

그러나 매매는 그렇습니다. 특정 패턴이 맞으면 모두가 한꺼번에 달려듭니다.

이들로 인해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하로 출렁입니다.

그런데 긴 시간이 지나고 보면 상승이든 하락이든 방향성을 갖습니다.

현재 저평가 상태라면 상승으로 방향을 잡을 테고 고평가 국면이라면 횡보 또는 하락으로 접어들겠지요.

이것을 일일이 방향을 맞추겠다는 것은 튀는 팝콘이 날아갈 방향을 알아맞히는 것만큼 지난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여기에 매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모든 게 느리게 진행되기 때문에 정보의 공유가 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매의 세계에서는 안타깝게도 나 이외에는 모두 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오죽하면 자신이 발행하는 정보지 유료 구독자조차도 자신의 총알받이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따라서 주식투자자는 매매와 투자의 근본적인 생리부터 알아야 합니다.

투자에서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동지가 있을 수 있지만 매매에서는 안됐지만 나 이외에는 모두가  적일 수밖에 없는 비정한 세계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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