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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규 Oct 15. 2019

자본주의, 누구를 위한 시스템인가?

내가 빚을 갚으면 누군가는 파산하는 자본주의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제1부 돈은 빚이다'를 보면 자본주의의 정체에 대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알 수 있다.

인류의 역사 500만 년을 하루 24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자본주의가 출현한 시간은 23시 59분 56초라고 할 정도로 자본주의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완전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특히 자본주의의 태동과 그 핵심에는 은행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공공은행연구소 대표이자 변호사인 엘렌 브라운은 은행이 하는 것은 야바위 게임(shell game)이며 자본주의는 결국 은행을 위한 은행에 의한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방송을 보면 자본주의가 무엇인가, 은행은 왜 빚을 권하는가, 내가 빚을 갚으면 누군가는 왜 파산하는가 등 유익하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


공산주의보다는 낫지만 자본주의라고 완벽하지는 않다.

세계의 몇몇 석학들은 자본주의가 고장 났다고 공공연히 말한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빈익빈 부익부를 점점 심화시킬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좀 더 현명해지는 수밖에 없다.

우선 대출이라는 덫을 조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대출 끼워 집 사고 차 사는 행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물론 당장은 갚을 능력이 되니까 빚을 내는 것이겠지만 예상치 못한 내외부의 변수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한다.


지난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말해 주듯이 자본주의 사회는 부푼 거품을 꺼주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도래한다.

그것을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라고 부른다는데 굳이 어려운 용어를 들출 것도 없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된다.

<출처: EBS 다큐프라임 제1부>


집값이든 비트코인 가격이든 오르고 또 올라 부풀어 오르면 결국 급격히 하락하는 때가 오고야 만다.

당장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이 하루 이틀새 급히 오르면 어느 순간 그만큼 급락세로 돌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집값의 상승 속도는 비트코인이나 작전주처럼 급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세상 무엇의 가격이든 끝없이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다.

앞서 말한 콘드라티예프 주기는 약 50년에 한 번씩 오는 걸로 슘페터와 같은 경제학자는 말했다.

즉, 이런 시기에는 부동산 불패도 깨진다는 얘기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도 집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라고 했다.

물론 100% 자기 돈으로 샀거나 매입 당시의 대출금을 모두 상환해서 온전히 자신의 소유가 되었다면 부채가 아니라 자산이 맞다.

집을 살 때 집값의 일부만 대출받는 것이니 그 나머지는 자산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집값의 절반만 대출받아도 유사시에는 자기 몫을 제대로 건지기 힘들다.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은행의 잔치 분위기를 전하는 언론보도를 종종 본다.

임직원 성과급으로 얼마를 풀었다느니 주주 배당금이 전년보다 얼마나 올랐느니 하며..

매월 대출금에 이자 또는 원리금을 상환해야 한다면 내가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한 나라를 정복해 예속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칼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빚으로 하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었던 존 애덤스(John Quincy Adams)가 한 말이다.

여기서 나라 대신 가정이나 개인으로 바꿔봐도 동일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자본주의는 은행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사회 시스템이다.

은행은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대출을 해 주어야 자본주의 체제에서 돌아가는 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갚을 능력이 되지도 않는 사람에게까지 무분별하게 대출해줘 놓고 연체하면 채권을 추심업체에 헐값으로 팔아넘기고 채권추심업체는 인정사정없는 추심을 시작하는 게 자본주의 체제의 암울한 그림자다.

채권추심을 견디다 못한 일가족이 자살한 안타까운 사건이 또 발생했음을 얼마 전 신문에서 보았다.

그러한 금융기관이 위태로워지면 국민 혈세로 일으켜 세우려고 하는 금융 자본주의의 추악한 면에 대해 제윤경, 이헌욱 공저인 '약탈적 금융사회'에서 신랄하게 비판한다.

복지로 해결해야 할 일을 더 많은 빚을 안겨줌으로써 종국에는 목숨을 끊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든다고..


우리가 보이스피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면 그런 전화가 걸려왔을 때 여유 있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은 사기꾼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 주고 만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험한 단면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면 언론 기사와 TV광고로 아무리 꼬드겨도 덫 안으로 쉽게 발을 넣지는 않을 것이다.

은행은 고객들에게 예금받아 다른 고객이나 기업에 대출해주고 이자를 받아 예대마진을 챙기는 게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렇다 보니 유명 연예인 광고모델까지 동원해 신문, 방송에서 대출해 가라고 유혹한다.

굳이 은행을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간단히 모든 절차를 끝낼 수 있다고 꼬드긴다.

대출절차가 아무리 초간단이라 해도 원리금을 반드시 갚아야 할 대출이긴 마찬가지다.

쉽게 대출받았다고 쉽게 상환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빚이다.

일절 빚에 발을 들이지 않으면 자본주의 사회는 살 만하다.

언제든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가볍게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원의 빚도 없이 살아가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 달간 마트에서 장을 봐도 다음 달에 갚아야 할 빚이 생긴다.

고가의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차를 사면 보다 큰 빚이 생긴다.

대출 끼고 집을 사면 거의 평생 빚 갚으며 살아가야 한다.

학자금 대출로 대학을 졸업하면 이미 채무 노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해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건지 되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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