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정 Feb 12. 2024

나를 먹여 살릴 재능 찾기

지난 글에서 「인생의 선택지를 늘리는 방법」에서 많은 회사원들이 가장 중요한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는 과정 없이 급작스럽게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회사를 벗어나고 싶다면 비싼 보증금과 월세, 인테리어 비용, 권리금 등을 부담하면서 무턱대고 시작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가치를 높이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프리랜서는 직종 별로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 정의 내리기 힘들지만 '회사 밖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실행할 수 있고, '오프라인 사업'보다는 안정적으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확신합니다. (물론 일부 직종에 따라서는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와 제 주변의 사람들은 만족스러운 프리랜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프리랜서를 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 역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독립한 상태에서 별도의 지원 없이 계속 저 하나는 먹여 살릴 정도로 벌어야만 했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감에 대해서도 이해합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많이 감수해야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다만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리스크 역시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 것 이라고 확신합니다. 회사 안에서만 지내본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원에게 주어지는 복지 혜택이 어떤 값어치인지, 그걸 포기하고서라도 내 자유시간을 찾고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내는 기쁨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진짜 알려드리고 싶었던 내용을 말씀드릴게요. 제가 11년간 프리랜서로 일하며 다양하게 활동해 제 경험과 주변의 데이터 베이스를 토대로 회사 밖에서 일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죠.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서 단계별로 나누어서 올리겠습니다.




회사 밖에서 일하는 방법

1단계. 일단 자신의 재능을 찾는다.



가장 중요합니다. 이미 있는 재능을 가지고 승부 볼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뒤늦게 무언가를 시작하는게 맞나 싶고, 경쟁상대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1등인 상태로 시작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하세요. 거기에 1등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사실 저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잘 먹고 잘 지냈습니다. 경쟁이 체질이 아니라면 굳이 경쟁으로 자신을 내몰지 마세요. 


지금 당장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그리고 개발하는 일을 미루지 마세요.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본인이 '완벽주의'를 갖고 있어서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일을 미룬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실상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사람들은 일을 미루지 않습니다. 이 완벽주의라는 허상은 본인이 해야할 일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일을 미루는 핑계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달라지고 싶다면 핑계는 그만 두시고 실행을 하세요. 어떠한 분야라도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는 달라지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반드시 실전에 옮기셔야 무언가 바뀝니다. 



재능 찾기 주의사항 1. 사랑하는 일 말고 적성에 맞는 일


기존에 본인이 알고 있는 본인의 장점이나 재능만을 생각하지 마세요. 특히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여도 됩니다. 다만 공부하기도 싫을 만큼 싫어하는 분야는 안되겠죠, 어느정도 본인이 계속 관심을 갖고 해나갈 수 있는 일이 좋습니다. 하지만 꼭 자신이 이 일을 사랑해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일은 일로 접근할 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랑하는 일은 취미로도 할 수 있고, 그 편이 정신건강에도 좋습니다. 물론 사랑하는 분야에 재능까지 있다면 그 분야를 해도 좋습니다. 



재능 찾기 주의사항 2. 전공은 선택사항입니다


본인이 지금까지 공부해왔다고 원래 '전공'에 목매달지 마세요. 자신과 맞지 않다면 과감히 버릴 생각도 해야 합니다. 아직 대한민국 특유의 학벌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분들은 전공이 없다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 하거나 전공대로 먹고 살지 않는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는데 사회에 나와보면 전공대로 사는 사람이 더 드뭅니다. 그리고 비전공자로도 성공할 수 있는 분야도 참 많습니다, 저 역시 비전공자로 시작해서 디자이너 생활을 하고 있고 디자인 강의까지 하고 있습니다. 실제 디자인 전공자분들이 와서 수업을 들은 적도 있고 그 누구도 제가 비전공자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비전공자인지도 모릅니다. 비전공자가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그 분야가 쉽고, 가치 없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쓸데 없는 미사여구를 다 제쳐놓고 실력으로만 승부 볼 수 있는 세계가 생각보다 참 많다는 겁니다.



재능 찾기 주의사항 3. 칭찬을 수집하세요


전공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무슨 일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타인에게서 칭찬 들은 포인트가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제가 기획과 강의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6년 전 입주 작가 시절에 주변으로부터 '정리를 잘 하는 것 같다.', '수업을 잘 하는 것 같다.' 라는 피드백을 받고나서 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제가 수업을 하게 될 줄도 몰랐고 온라인 강의든 뭐든 제작할 줄 전혀 몰랐습니다. 여전히 제가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있어 누군가를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람들을 살펴보면 누구는 본인에게 굉장히 관대하여 본인을 과대 평가하고, 누구는 본인에게 굉장히 인색하여 본인을 심각하게 과소 평가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후자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자존감이 부족하여 타인이 해주는 칭찬을 그저 입에 발린 말 수준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주변에서 칭찬을 받으면 '아닙니다'라며 쑥스럽게 거절하는 것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칭찬을 들으신다면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해 보세요. 사소한 차이가 본인의 자존감을 높이게 되고, 이러한 반응이 타인에게서 더 칭찬 받을 기회를 늘릴 수 있습니다. 칭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생각해보면 본인이 특출나게 많이 칭찬 받은 분야가 있을겁니다. 그러다보면 본인이 무심코 지나친 자신의 장점도 알게 됩니다. 저의 경우 중학생 시절 친구에게 문제 푸는 법을 알려주자 '선생님처럼 알려주는 같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쑥스럽게 웃어 넘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부터 저는 알려주는 것에 관심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능 찾기 주의사항 4. 시간을 투자하세요


이제 막 시작한 재능을 '팔릴 정도의 재능'까지 발전시키는 건 당연하게 시간이 소요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적을 때에도 조심스러운 건, 무수한 성공 강의들과는 다르게 저는 몇 달 만에 여러분들이 자리를 잡고 변화할 것이라고 성공에 대해서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변화하려는 의지, 그리고 계속해서 공부를 하고 실천하는 태도가 중요하니까요. 인생은 어떤 지식 하나를 알게 된다고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습니다. 결실을 이루려는 본인의 노력과, 또한 그렇게 노력한 시간이 쌓이면서 결과물들이 만들어지고 그 결과물들이 성취로 바뀔 수 있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걸 단순히 몇 일, 몇 달만에 해낼 것이라고 단정지어서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주변을 보면 가장 허둥대던 시기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다들 4-5년 정도는 걸린 것 같습니다. 여기서 자리를 잡는다는 건, 이전까지 실질적인 수익 자체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를테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시스템을 마련하는 시기인거죠. 제대로 한다면 몇 달만 노력해도 최저 임금 수준의 일자리는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임금의 일을 하려고 프리랜서가 되라는 것이 아니니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어찌됐든 한 평생을 프리랜서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투자하는 시간이, 여러분이 K-루트에 따르기 위해 입시 준비를 하고, 대학교를 다니고, 취업 준비를 하는 시간보다는 적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투자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능 찾기 주의사항 5. 자본주의, 마케팅, 브랜딩을 공부하세요.


1인 사업자가 되기 쉬워진 시대입니다. 여기서 쉽다는 건, 정말 난이도가 쉬워진 부분도 있지만 직업간의 경계가 흐릿해지기도 했으며 개인 사업자를 위한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면서 시장 자체에 뛰어들기가 쉬워진 것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사업을 한다고 하면 개인이 물류센터를 마련할 필요 없이 3PL 업체에 외주를 맡겨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홈페이지가 만들고 싶다면 아임웹같은 사이트를 사용하면 됩니다. 유튜브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예시는 1인 사업자와 관련되어있지만 프리랜서도 1인 사업자나 다름 없기 때문에 비슷한 영향을 받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몇 년 이상의 공부를 한 다음 시작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실행을 빠르게 하라는 이유가 여기있습니다, 간혹 공부를 할 때 이상한 포인트를 잡고 공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렇게 잘못된 방향으로 공부를 하다가 지쳐서 포기해버리곤 하죠. 본인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전혀 모른채로요.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시행착오가 많습니다, 시행착오를 아끼겠다고 비슷한 종류의 강의를 모두 결제하면서 돈을 쓰지 말고 차라리 본인이 시행착오를 겪는데에 투자해 보세요. 빠르게 실행하면 시행착오도 빨리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경험상 완전한 준비는 없었습니다, 어느정도 준비가 됐다면 실전에서 부딪히는 게 가장 빠르게 실력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시행착오를 겪기 전, 반드시 알아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자본주의, 마케팅, 브랜딩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다른 글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고 이번에는 간단하게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아직까지도 노력한 만큼, 일한 만큼, 공부한 만큼 내가 버는 돈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면 자본주의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은 그렇게 정직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나쁜 짓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일을 하고도 제값을 못 받는 것 같고, 자신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면 자본주의에 대해서 먼저 공부하고 실제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금전적인 가치'가 없는 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보세요. 여기에서 금전적인 가치라는 것은 말 그대로 금전적인 가치인 것이지 그 일 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프리랜서는 일종의 1인 사업자입니다. 고객에게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니 당연히 마케팅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온갖 마케팅을 직접 실행하라는 것까진 아니지만 최소한 아무것도 몰라서 마케팅 업체에 몇 백만 원을 주고 아무런 결과도 못 얻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실제로 오프라인 창업 시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에 등록만 하면 수많은 마케팅 사기 전화를 받게 됩니다. 아무것도 모른다면 사기를 당하기 쉽습니다.)


브랜딩은 개인의 가치를 올려줍니다. 사실 과거의 저는 스스로를 '디자인 잡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해왔고, 내 커리어가 정돈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의 정체성을 제대로 분류하고 강점을 또렷하게 만들고 정체성 별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만들어 봤더니 외부에서 저를 보는 시각도 달라졌습니다. 디자인 잡부에서 전문가로 바뀐 셈이죠. 


공부할 수록 세상을 보는 해상도가 높아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당장 어떤 재능을 키울 지 모르겠다면 위 3가지만이라도 먼저 공부해 보세요.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집니다.







재능찾기 주의사항 5번 관련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도서입니다.

· EBS <자본주의>

· 롭무어 <레버리지>

· 도널드 밀러 <무기가 되는 스토리> 



구독과 라이킷은 글을 연재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고정 거래처 없이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