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찾지 말고 직접 공부합시다
온갖 성공팔이 이야기가 난무하는 시대에 서서히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성공팔이의 이야기에 넘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핵심은 다들 '빠르고 쉬운 성공'을 원하기 때문이다. 정석적인 방법은 지루하다고 생각하며 어떠한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평범한 직장인의 월 1000만 원, 1억 매출' 등의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월 1,000만 원 수익이라고 하지만 한 두 달의 성과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성공을 부풀려서 판매한 뒤 강의, 컨설팅으로 얻은 수익인 경우가 많다. 많은 자기 계발 도서를 봤지만 그중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들 중에 참 컨설턴트가 많더라. 나도 컨설팅 경험이 있기에 이것을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이들의 수익이 강의와 컨설팅에서 대부분 나오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부풀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몇 년 정도는 지속되어야 진짜 성과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따지자면 내게도 월 1,000만 원 이상이 벌었던 때가 있지만 연평균 수입이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냥 적당히 번다고 이야기한다.
1억 매출이라는 말도 황당하다, 장사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1억 매출에서 순수익이 많아야 40%를 넘기 힘들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1억이라는 숫자는 커 보이지만 사실 힘들게 장사해서 1년간 4,000만 원을 벌었다고 하면 이야기가 다르다. 40%도 마진율이 굉장히 좋은 편이고 25~35%가 훨씬 많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나은 편인데 증거도 없이 그냥 성공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증거는 없지만 그냥 이야기하고 증거를 요구하면 그 사람들을 비웃는다. 당당할수록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풀려진 정보를 듣고, 그들의 강의를 구매해서 무조건 실패한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성공할 수 있겠지만 아마 그 사람은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공부했어도 성공했을 것이다.
사실 조금 생각하면 알 수 있는 거지만 다들 또 속는다. 왜? 그냥 답답하고 누가 자기를 이끌어줬으면 좋겠으니까. 공부하기 어려우니까. 막막하니까.
사람들에게 정석으로 공부하라고 하면 너무 막막하다고, 어렵다고만 한다.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데 당연히 막막하고 어려운 것이 맞다. 막막하고 머리가 깨질 듯이 어려운 과정이 있어야 성장한다. 너무 당연하다. 본인이 머리 아프지 않고 평온하게 공부를 하고 있다면 자신의 기존 수준에 맞는 수준으로만 배우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기가 아예 모르던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온하기만 할 수 있을까? 이러한 고통을 겪고 이겨내야 하는데 다들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만 찾느라 비슷한 강의를 수없이 듣고만 있다. 그렇게 강의만 들으면 내가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바뀌는 것은 거의 없다. 공부에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인생에 적용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냥 공부를 하기 싫어하는 것일까? 아니다. 자기 계발에 미쳐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책을 유튜브로 본다'는 황당한 기사를 봤다. 그리고 깨달았다, 사람들이 무슨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 건지. 일단 그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가 사는 방식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보겠다. 나는 하루에 4-5시간 이상 일하지 않는다. 잠은 8시간 이상 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도록 관리한다. 미라클 모닝도 안 하고 시간 단위로 빡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단순히 워라밸을 위해서가 아니라 12년간 프리랜서로 생활해 보니 이렇게 했을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이 나왔기 때문이다.
1. 오래 앉아 있을수록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 생산성이 떨어진다. 진짜 집중하는 시간만 노력해도 퀄리티는 훌륭하다. 하루에 자기가 일에 진짜로 몰두하고 있는 시간만 체크해 보길,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2. 잠을 포기하고 일하면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 → 컨디션 난조로 결과물은 더 안 좋아진다. 잠을 포기한 만큼 건강도 잃고 있으니 장기적으로 최악의 상태다.
3. 나를 몰아세우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온다 →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빨리 건강도 잃고 자신도 망치고 싶다면 자신을 몰아세우면 된다.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과도하게 시간을 완벽하게 통제하려고 하고 낭비되는 시간(사실상 자신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온전히 마음 편히 휴식하는 시간 없이 모든 시간을 생산적인 일에 쓰려고 하는데 당연히 휴식 없이 지쳐있는 몸과 정신이 그것들을 다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아무튼 간에 책을 유튜브로 보는 사람의 입장이 이런 것이었다. 빠르게 볼 수 있고, 책을 읽다가 실패하는 경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하나부터 열까지 황당한 말이다.
우선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하자. 그럼 우리에게 낯선 개념을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낯선 정보를 우리가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책에서는 계속해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때로는 반복하며 우리의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은 책을 직접 읽는 과정에서만 누릴 수 있으며, 이때 무지성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책을 읽고 자신에게 접목시키거나 혹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하니 책 읽기는 엄청나게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누군가가 요약해 준 것으로 읽었다? 읽었다는 표현을 쓸 수가 없다. 그냥 전해 들은 것이다. 더군다나 독서 중 핵심 활동인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이 통째로 빠지고 남의 생각을 바탕으로 해석된 책의 내용을 전해 듣고, 심지어 책에서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과정까지 빠져버렸는데 이것은 책을 접했다고 할 수가 없다. 독서라는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방식으로 책을 한 달에 수 십 권을 접했다고 해도 1권을 직접 읽은 사람만 못한 결과를 얻을 것이다.
그러니까 생산성을 챙기겠다고 하는 행동이 결국은 가장 의미 없는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나도 효율적인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때로는 정석대로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때가 있다. 공부가 그렇다.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소화해 내는 과정을 겪어야지만 성장할 수 있다.
공부를 단순히 머리 아프고, 하기 싫고, 어느 때가 정해진 일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평생 동안 공부할 것이 남아있다는 것은 평생 동안 지금의 나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몇 년 전 재테크 공부를 할 때 무슨 소린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정말 스트레스로 인해 거의 울면서 공부를 했었다. 그럼에도 이 공부를 하면 내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이상 핑계를 대면서 공부를 미루고 싶진 않았다. 그 결과, 재테크 덕분에 평생 내가 근로소득만 생각하지 않아도 배당주나 다른 수익 구조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투자 공부를 안 하고 있을 때에도 공모주로 커피값 정도는 벌고 있다. 캐시슬라이드를 100번 두들기는 것보다 공모주 한 번 참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만 공부를 하기 싫다는 이유로 캐시슬라이드만 두들기고 자신이 알뜰살뜰 잘 행동했다고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효율적이지는 못하고, 아마 나중에라도 공모주를 접하면 그동안의 앱테크를 허무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주식을 권유하는 것이 아닌 알고 있는 것에 따른 행동의 차이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부에 있어서 효율을 찾지 말고, 공부를 함으로써 얻은 정보로 내 인생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면 된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