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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정 Mar 11. 2024

일하고 있다는 '착각'이 들지 않게

과로하는 갓생에서 탈출하기

한국은 너무 많은 것이 과열되어 있다. 그중 당연히 빼놓을 수 없는 건 근로 시간이다. 일 8시간이라는 시간조차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데 거기에 야근을 더하고 그게 열정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워라밸을 중요시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문화는 많이 사그라들고 있지만 8시간이라는 근무 시간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단순히 '일하는 시간이 너무 길다' 라는 초점이 아니라 이 근무 시간이 과연 결과물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가?



집중 가능한 시간을 관리하라


우리가 하루에 집중할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대략적으로 5시간으로 정해보겠다. 이틀에 나누어 하루에 5시간씩 집중해서 일하면 끝낼 있는 일이 있다고 치자. 이걸 하루에 10시간 일하면 똑같은 결과물을 얻을 있을까? 정답은 No다. 하루에 사용할 있는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는데 집중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은 결코 집중해서 5시간동안 완성해낸 결과물만큼 좋을 수가 없다. 집중력이 흐려지기 시작하면서 업무를 소화해내는 속도 또한 느려진다. 이틀동안 10시간을 투자하면 될 일을 똑같은 퀄리티로 하루에 완성 하려면 10시간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는 소리다. 심지어 과한 업무로 인한 컨디션 저하로 다음 날의 작업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니 '하루면 될 일을 이틀에 나눠서 하는 건 시간낭비'라는 말 또한 의미가 없다. 악순환을 반복하면 번아웃이 밖에 없는 구조다. 번아웃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이 번아웃에서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까지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린다. 과거 일을 꾸준히, 하루에 할 수 있는만큼 많이 하는 것이 좋은것이라고 생각했던 때에는 굉장히 자주 번아웃이 왔다. 처음에는 몇 달 주기로 일에 집중을 못하고 우울한 날이 생기더니 갈수록 그 주기가 짧아졌다. 일하는 패턴을 바꾼 지금은 전혀 달라졌다.



무조건 일하는 시간을 줄이라고?


그렇다고 하루 1~2시간만 일하세요!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많은 자기계발 서적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는 걸 안다. 최종적으로 이런 목표를 정한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렇게 되려면 타인을 이용해야 하는 것(아웃소싱)은 필수가 된다. 자본이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초반부터 아웃소싱하는 것 또한 큰 리스크다. 혹은 성격상의 문제로 아웃소싱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예 리스크 없이 일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평범하게 시작한 사람들도 적용 가능한 규모로 이야기 하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방식은 무조건 일 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 필요한 일'과 '집중력이 필요하지 않은 일'을 구분하여 시간을 관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 집중력이 필요하겠지만 단순 서류 업무나 반복 업무는 깊은 집중력이 없어도 가능한 일이고 집중력이 있을때와 없을때의 작업 결과물에 큰 차이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스케줄을 계획할때 집중력을 요하는 일과 집중력이 없어도 되는 일을 적절히 섞어 주면 된다.


과거 디자인 강의를 제작하던 때였다, 모든 과정을 직접 했는데 이미 완성된 대본으로 영상 녹화, 컷 편집, 자막 삽입 등의 단순 반복 업무가 남아있었고 이 과정을 모두 끝낸 후 함께 제공될 템플릿 디자인을 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단순 반복 업무인데도 작업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계속 반복 업무를 하는 것이 지루했기 때문이다. 계획을 수정하여 디자인 템플릿만 진행하니 또 속도가 나오지 않았다. 하루에 디자인을 많이 생각해내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 과정을 섞었다. 창의적인 과정을 하고 남는 시간동안 반복 업무를 진행하다가 그마저도 지겨워지면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일 순수 작업 시간은 5시간을 넘지 않도록 했고, 그렇게 하고나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작업 속도도 훨씬 빨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하루에 잡다하게 업무를 하라는 것이 아니다, 목표 자체는 명확하게 세워두고 그 목표를 위한 세부 업무를 집중력을 요하는 일과 아닌 일을 분류하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갓생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


여기에서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온전한 휴식이다.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거나 혹은 릴스나 숏츠를 무제한으로 보고 있는 행위는 온전한 휴식이 아니다. 계속해서 뇌를 자극시키는 행동만을 하고 있다면 뇌에도 충분한 휴식을 주어야 한다. 들어온 정보와 자극들을 온전히 파악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데 대부분 '효율적'으로 살겠다는 이유로 온갖 자극으로 뇌를 과로 시키고 있다. 그렇게 해서 받아들인 정보 중 얼마나 소화해내고 있는가? 다시 그 정보를 꺼내서 직접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과 엮어서 생각해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 단순히 타인의 정보를 수용하고만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타인의 정보만 수용하는 삶은 조종당하고 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갓생 열풍을 좋아하지도, 권장하지도 않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무조건 미라클 모닝을 하고, 죽어라 일하고 남는 시간에는 자기 계발을 위한 독서를 하고, 운동을 하고, 틀에 박힌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삶. 발전하는 삶 자체를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에서 말한대로 뇌에 휴식이 주어지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고, <갓생>이라는 유형 자체가 갓생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 의해서 프레임화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갓생을 살지 않으면 안될 것 처럼 만드는 분위기, 즉 포모(FOMO)현상이 생기면 무의식적인 가스라이팅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나는 모두가 자신이 선택한, 원하는 방식으로 살길 원한다. 


추가로, 자기계발에만 몰두하는 것은 초반에 내가 무엇이라도 하고 있다는 자존감을 높이는 것에는 확실히 도움을 주지만 그 이후에 실행하고 직접 실현하는 것은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본질을 놓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온전한 휴식을 갖자


온전한 휴식을 갖기 위한 방법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뇌를 쉬게 만들어 주면 된다. 일에 대한 생각을 멈추는 것이 힘들다면 명상을 해보자. 만약 끊임없이 머릿속에 당신을 불안하게 하는 잡념들이 떠오른다면 당신이 불안한 이유를 노트에 적어내려보자. 그중 근거없는 불안함들은 모두 지워버리자. 그리고 남은 불안한 요소들에 대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적어보자, 불안의 요소를 직접 실행으로 해소해버리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떠오르는 아이디어들도 무작정 적어라. 언젠가는 그 아이디어가 당신의 일에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내 과거의 일기에는 매일매일 비슷한 내용의 불안감이 적혀있고, 때로는 그에 대해 뭘 해야 할지 고민한 흔적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는 그 고민을 적지 않는다. 그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체로 온전히 휴식을 취하는 도중에 아이디어만 떠오른다, 그러면 재빨리 메모장에 적어둔다. 그게 글 소재가 되든,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되든, 아니면 완전히 사적인 생각이든 간에 말이다. 이렇게 내 생각과 현실을 이어줄 수 있도록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생각들을 현실로 꺼내주는 작업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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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해소하는 행동의 힘 https://brunch.co.kr/@printemps/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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