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실패라는 구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기준은 모두 다르고, 누구에게는 성공적인 결과가 누구에게는 실패일 수 있고 성공과 실패가 아닌 그냥 과정일 수도 있다. 그것을 성공과 실패로 단정 짓는 것은 이후 펼쳐질 가능성을 제한한다.
내가 굳이 이 기준을 적용하는 때가 있는데 바로 나의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의 일부 프로젝트들이다. 최종 목표는 내가 원하는 삶의 형태고, 그 삶의 형태를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존재한다. 콘텐츠 제작으로 방향을 정한 지금 여러가지 일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작년부터 시작해온 펀딩 프로젝트들은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다. 성과가 나빴던 건 아니지만 내 기대치보다 낮았기에 나는 성공과 실패 그 중간이라고 생각한다. 내 기대치는 이전의 유사한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로 결코 과하게 잡은 수치는 아니었다.
주변에 이렇게 말하면 마치 내가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 것 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이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내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객관적으로 왜 실패했는지를 분석해야 다음 프로젝트에 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 뿐이다. 물론 일적인 이야기만 하는 사이가 아니다보니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 비슷하게 펀딩을 하는 분들과 대화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들은 내 말의 요지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몇가지 조언을 들을 수 있었고, 그 조언 덕분에 뭐가 문제였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실패 요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다음에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다. 이처럼 실패는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실패 요소를 모두 제거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모든 것이 완벽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례를 꽤 봤다. 주변에서는 이제 운구기일이라는 말을 쓴다. 운이 구할이라는 거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운이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래서인지 운과 관련된 책도 많더라, 하지만 읽었다가 바로 덮었다. 딱히 내게 도움이 되진 않았다)
정말 막막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오히려 운구기일이라는 말 덕에 계속 도전할 수 있다. 아무것도 없던 내가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수많은 운이 있었다. 성공한 결과값들로만 승부를 봤다면 학벌도 대형 클라이언트도 없던 나는 진작 망했겠지. 하지만 운과, 그 운을 잡으려 행동한 덕분에 지금의 내가 됐다는 걸 알기에 계속 행동할 수 있다.
사실 올해 책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면서 <회사 밖에서 살아가기>라는 글을 연재하고 있었으나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원고를 쓰는게 어려워 일정이 뒤로 밀렸고,
그와중에도 중간중간 가볍게 글이 쓰고 싶어졌습니다.
앞으론 가볍게 퇴고 없이 올리는 글도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