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블로거에서 새내기 유튜버로, 브랜딩 마케터로 새롭게 시작하다
참 정들었던 공간에서 떠나, 새로운 곳에서 크리에이터 다이어리 시즌 2를 시작하게 되었다. 제목에서 봤듯이, 나는 6년차 블로거이자, 이제는 새내기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또한, 한 회사의 브랜드를 초록창에서 구현해야 하는 브랜드 마케터가 되었다.
감회가 새롭다. 6년간 책 블로거로서, 이름 없는 중소 광고 대행사 홍보 담당으로 일했던 내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브랜드 마케터가 되고, 이젠 브런치 작가까지 되다니. 이상하게도 올해 연말에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 내 내면의 욕구들로부터 시작된 것들이 나의 커리어를 바꾸다니.
크리에이터 다이어리 시즌 2도, 그에 맞춰서 새롭게 시작해야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이면 광고들로부터 자유로운 플랫폼에 남기며, 내 글을 좋아해줄 진성 구독자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브런치를 선택했고, 이렇게 글을 쓰게 됐다.
01. 나는 이제 게임 크리에이터이자, 브랜드 마케터이다
2018년을 기점으로, 나의 커리어에 일대 변화가 불었다. 네이버 블로그를 6년간 운영했으며, 그중 5년을 책블로거로 보냈었다(아, 드라마와 맛집 리뷰도 쓰곤 했다). 그랬던 사람이 게임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고, 게임 유튜버가 됐다. 책블로거로서 네이버에서 받아볼 수 있는 최고의 영예인 "이달의 블로거"까지 해냈던 사람이 왜 그랬을까? 왜 콘텐츠를 바꿨을까?
그것은 바로, 내가 책 못지 않게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긴, 인큐에서 지겹도록 말해서 이젠 어디서도 꺼내고 싶지 않은, 중고딩 때의 왕따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1 위닝일레븐 2002, 데드 오어 얼라이브1, 철권 3, 그란투리스모로 풀었던 사람이 나였으니까 말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독후감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생 때, 대기업에 가려면 대외활동을 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 대외활동 스펙 중 하나가 바로 블로그였다. 근데 뭐 어쩌라는 건가. 한달 알바로 기껏해야 20~40만원 버는 돈 없고 가난했던 집 출신 대학생이 해봤자 뭘 할 수 있었을까. 2012년 당시, 가장 핫한 주제였던 전자제품을 리뷰하려면 내가 가진 돈으로는 절대 불가능했는데..... 게임을 주제로 하자니 가족들이 쓸데없는 짓 하지말고 토익이나 공부하라고 했겠지.
그래서 선택한 게 책이었다. 적어도 책을 읽으면 욕은 덜 먹겠고, 작가님들로부터 내 콘텐츠가 공유되면 좋겠지, 그리고 집에 가장 많은 게 책이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나의 크리에이터 생활이 시작됐다. 한 5년간 책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수입은 5년간 40만 원이 전부였다. 들인 책값만 한 160만 원은 넘었겠는데.....
그렇게 살다 보니까, 영화 대사 중에 "XX, 내가 너 좋아하면 안 돼냐?"처럼, 내 마음 속에서도 "XX,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 안 돼냐?"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나는 인큐에서 디자인프로젝트 24기를 재수강하며 한달 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했고, 게임을 주제로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 내 가족들과 기존 팬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샀다(인큐 분들은 응원해주셨지만). 책 콘텐츠를 남겨라, 게임은 사악한 악마다, 너를 망칠 것이다 등등 별 소리는 다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게임 블로그가 개설 4개월 만에 일 방문자 1,000명을 넘겼고,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 공략이 게임 웹 커뮤니티에 연재되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점점 재밌어졌다. 또, 게임두 쎄오님을 통해 내 취미인 콘솔게임을 가지고 블로그를 운영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무한쎄오교). 그 확신은 게임 광고 콘텐츠를 유료로 제작하게 해 주었으며, 5개월 간 56만 원의 수익을 내게 해줬다.
그런데, 그때 불곰 블로그가 드루킹 파동 때 숙청되었다. 580만 방문자와 1만 구독자 달성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나의 6년을 쏟아부었던 공간이 정치적 사건 때문에 희생됐다. 어이없었다. 한 몇달 간, 저주란 저주는 다 했던 것 같다. 심지어 부처님마저도 저주했으니..... 나라는 인간의 밑바닥까지 본 후, <호암자전>을 읽으며 뭔가 하나를 깨우쳤다. 어떻게 채널을 운영해야 하는지랑, 네이버가 언젠가 퍼니로아 블로그도 해칠 것이라는 점을.
그래서 2018년 12월, 중대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완전히 떠나기로 했던 것이다. 티스토리 블로그에 애드센스가 달렸고, 2018년 6월 16일 개설 후 현타가 와서 4달 정도 운영을 못했던 내 유튜브가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뭔가 자신감이 생겼다. 이젠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채널이 성장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6년차 블로거는 그렇게 틀을 깨고, 새롭게 유튜브 게임 크리에이터와 브런치 작가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시에 2018년 12월부터, 내실이 탄탄한 중소기업의 브랜드 소셜 채널을 운영하는 브랜드 마케터로 새 커리어를 쌓게 됐다. 나는 내 알을 깼다.
02. 새롭게 변했고, 사마의 책을 손에 집었다.
블로거에서 크리에이터 겸 브런치 작가, 브랜드 마케터로 변한 나는 책 1권을 집어들었다. 요즘 <사마의 - 미완의 책사>와 <사마의 - 최후의 승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삼국지의 인물이자 제갈량의 라이벌인, 사마의의 일생을 다룬 [결국 이기는 사마의]라는 책을.
20대에는 빨리 스타가 되고 싶었다. 내 동갑내기들이 청춘 멘토가 되는데 나는 왜 그게 안 되는지, 마음 졸이며 어떻게든 1등이 되려고 했다. 29살에 정점을 찍은 후 1년 만에, 외부적 요인 때문에 얻은 명성을 다 날려버린 지금, 빠르게 스타가 되는 것은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다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드는 생각일 뿐이라고 여기고 있다.
대신에, 내 성공이 늦어도 상관 없으니, 언제 어디서든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마의는 딱 그런 인물이었다. 초년에는 별 볼일 없던 사람이 중년에는 제갈량을 이긴 유일한 사람이 되었고, 노년에는 위나라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권력자가 되었다. 그의 정적들은 다 알아서 사라졌다. 사마의의 계속되는 발전과 성장 덕분에.
그래서 나에게 요즘, 사마의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브랜드 마케터라지만 신입사원이고, 유튜브도 올해 처음이기에 내가 다른 채널들처럼 두각을 나타낼 수 없다. 둘 다 오랫동안 꾸준히 가며 나를 발전시켜야, 사마의가 결정적 순간에 이겼던 것처럼, 내가 클 수 있기에.
그런 마음에 [결국 이기는 사마의] 책을 집어들었다. 150페이지 정도를 읽은 지금, 지난 10년을 청년 멘토들의 초식대로 살아왔다면, 30살부터 이어질 향후 10년은 사마의의 초식대로 살아야겠단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그래야 내가, 오랜 기간을 빛을 내며 살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
03. 크리에이터 다이어리 시즌 2는 이렇게 써볼 생각입니다.
크리에이터 다이어리는 주 1회 발행을 목표로 한다. 크리에이터로 살아가며, 브랜드 마케터로 살아가며 현장에서 얻은 지식을 글로 풀어볼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좀 더 깊은 내용을 전달해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나를 좀 더 솔직하게 풀어볼 생각이다.
그러라고, 크리에이터 다이어리라는 내 콘텐츠가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