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다이어리 시즌 2] 3주간의 유튜브 휴가

밀린 잡지들을 다 읽어버렸다. 그리고 솔직한 나를 마주하다.

by Bumso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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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부터 1월 12일까지는 나의 유튜브는 휴재 기간이다. 일단 나는 전업 유튜버가 아니라,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브랜드 채널 운영 마케터가 내 본업이다. 이 본업으로 이직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여기에 더 적응해야 유튜브를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디. 그래서 많은 고민을 하기 위해 유튜브를 3주간 휴재하기로 했다. 얼마 전, 크리에이터 다이어리에 남긴 대로, 나는 게임 유튜버이다.


문제는 게임 유튜버가 너무 많다는 것이고, 내가 18년 간 콘솔 게임을 했다고 해도 공백기가 꽤 길다는 것이다. 또한, 나는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인지라 [위닝], [피파], [철권], [데드 오어 얼라이브], [진 삼국무쌍] 계열만 플레이를 했기에 모든 게임을 다 안다고 자부할 수 없다. 즉, 게임 콘텐츠만 계속 밀고 가기에는 한계가 컸다. 구독자 140명이고, 요즘 게임 리뷰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나는 과감하게 3주간 휴재기를 가지기로 했다. 유튜브에는 영상과 글을 통해 미리 남겨뒀고.


3주간 뭐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쉬는 것부터 먼저 하며! 밀린 잡지를 읽기로 했다. 잡지를 읽다 보면, 뭔가 좋은 구상이 떠오르겠지! 1월달부터 유튜브 콘텐츠 업로드를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릴 건데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 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01. 밀린 대학내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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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자는 내가 20대 대학생과 취준생 때 좋아했던 매거진인 대학내일. 대학내일은 20~30페이지 정도 되는 짧은 주간지라서 금방 읽히는 잡지에 속한다. 이 잡지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이 타겟인 잡지. 따라서 현재 내가 공들여서 연구 중인 2534 세대(25세 ~34세)를 연구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보면 된다. 확실히 지금 대학생들은 글을 읽어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솔직하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도 모자라, 누구의 시선도 고려하지 않으며 자기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기 때문이다.


내 20대는 그렇지 않아서였을까. 참 부러웠다. 초등학생 시절 IMF를 겪었고, 대학생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렇다 보니 남을 이기는 데에만,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에만 신경썼던 게 내 20대였다. 자존감은 둘째 문제였고, 당장의 생존과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이 유일 과제였다. 이런 시기적 변화를 겪으며 자랐기에, 와..... 협력이나 협동, 느리게 꾸준히 가기는 내겐 필요하지만 참 어색한 것이다. 지금도.


02. 밀린 그라치아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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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잡지는 그라치아 매거진. 한때 맥심의 손안나 에디터의 기사를 좋아해서, 그분이 그라치아로 이직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샀던 게 인연이 됐다. 그리고 취향모임 우주인을 스타트업 단계로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도중(지금은, 아마 예전 스펙아웃쇼 때로 돌아갈 듯 싶다), 우주인을 이용하는 2534 세대 여성들을 이해하기 위해 정기구독하게 되었다. 그간 너무 바빠서 9월호 아이린 편을 읽은 후에 계속 읽지 못하다, 이번 유튜브 3주 휴가 때 읽게 됐다.


그라치아는 패션 매거진이다. 하지만, 앞부분에 10대 뉴스를 실어, 그것만 봐도 대강 이번 달에는 이런 흐름으로 트렌드가 흐르겠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마케터가 이 잡지를 읽으면 적어도 동향은 파악할 수 있을 듯. 그래서 내가 수많은 패션 매거진 중, 유일하게 정기구독하는 잡지지 않나 싶다.


03. 밀린 잡지에서 발견한 크리에이터의 자질, 솔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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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첫 날, 밀린 잡지들을 읽다 보니 한가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솔직함. 특히 얼마 전에, 업무 중 반려를 받았던 것이 떠올랐다. 반려를 받은 이유는 "너무 많이 꾸몄어요"였다. 벙쪘지만, 대학내일과 그라치아를 읽으며 꾸미기에 급급했고 내가 이 정도를 알고 있다고 나를 알아달라고 만들었던 콘텐츠들 반응이 시원찮았음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차, 그렇지. 유튜브나 블로그는 지상파 3사나 신문 같은 메이저 언론이 아닌데..... 꾸미고 권위적인 것을 부풀리는 게 아니라, 부족해도 그 솔직함이 가장 큰 매력이기에 구독자들이 생기는 것인데.....


요즘 뜨는 윾튜브, 그리고 나답게 비마이셀프를 실천하는 제시카나 20대 대학생들에게 사람들이 왜 열광할까. 아마도 그들은 꾸밈이라는 것 없이,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실천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아마도 내 안에 "잘나보이고 싶은 욕구", "멋진 모습만 대중들에게 보이고 싶은 욕구", "전문적인 모습으로 프로페셔널한 것만 대중에게 보여야지"라는 욕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잡지들을 읽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 유튜브 구독자 140명이 내 전문성이나 과거 경력이 아니라,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메꾸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내 채널에 계신 것이 아닌가 하고. 참, 나라는 인간도 에고가 가득하구나 싶었다. 에고를 제거한 나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아이돌 팬이자, 앞으로 채워나가야 할 게임 지식과 테크 지식이 많은 신생 크리에이터"일 것이다.




03. 잡지를 보며 솔직한 나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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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에서 나온 20대 덕후의 모습을 보고, 솔직히 오보이라는 잡지가 뭔지도 몰랐는데 샀던 기억이 났다. 나는 트와이스를 좋아하며, 그중 모모 / 지효 / 사나 / 쯔위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 앞에 트와이스 사나가 표지모델로 나온 오보이가 보였다. 당연히 샀다. 집에 트와이스 앨범 다 있고, 응원봉까지 있는데 팬이라면 당연히 사야지!라는 생각으로 샀다. 옆에 있던 우주인클럽 사람들도 "팬이면 사는 게 맞지요~~"라며 거들어줬다.


그래, 맞아. 이게 나다. 좋아하는 게 있으면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팬심을 발휘하는 굿즈는 바로 사 버린다. 좋아함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공유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한때 퍼니로아 블로그에 트와이스 카테고리가 따로 있었다!). 아, 이게 나구나.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기꺼이 투자하고, 글쓰고, 영상으로 만들어서 공유하는 것이 나였구나.....


휴가 첫날부터, 솔직한 나를 마주해서 감사한데?


04. 답은 정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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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유튜브 스튜디오다. 여기서 유튜브 통계 등을 볼 수 있다. 솔직하게 내가 즐기는 것, 혹은 팬심에 의해 만든 콘텐츠들의 평이 더 좋았음을 여기서도 볼 수 있었다. 그래, 유튜브와 브런치에서만큼은 잘 보이고 싶고, 내 좋은 모습, 전문적인 모습만 보이려고 하지 말자. 그냥 솔직하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는지 이런 걸 알려주자. 내가 쓰는 전자기기는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더 알려주자. 단, 정보는 팩트체크하는 것, 공부하는 것은 잊지말고.


오? 그러면 내 일상을 브이로그로 만들어서 올려도 괜찮겠다. 아! 좋아. 이렇게 콘텐츠가 늘어나다니, 좋다. 그냥 나에 대해서 보여줘도 좋을 듯한데?


* 이번 브런치는 조기 발행합니다. 이번달 주말에 회사 종무식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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