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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msoo Kim Jan 23. 2022

요즘 나를 잡아주는 루틴들(1)

1일 1끼 채식주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데 성공을 했던 2021년 12월. 이 때부터 내 삶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두 개의 습관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2개의 습관이 없었다면, 악삼재 마지막 시기를 슬기롭게 버텨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오늘부터 나의 브런치에, 내가 2022년 1년 동안 들이고 싶었던, 지금 나를 잡아주는 습관을 소개하려 한다.


습관 1) 1일 1끼 채식주의

습관 2) 주 5일 새벽 5시 기상과 밤 10:30 ~ 11:00 내 취침


그 중에, 첫 시작은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자 하는 1일 1식 채식주의다.



[1] 1일 1끼 채식주의




한때 나는 고기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기가 없어도 그런대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동물권이나 자연을 생각해서는 아니다. 바로 내 체질이 바뀌었음을 33살 중후반기에 알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고기가 내 힘의 원천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 내에서 신사업 팀에 배치되고, 기존 업과 신사업 모두를 같이 하며 근무량이 많아졌을 때, 깨달았다. 고기를 먹는 것이 무조건 힘과 강력한 업무 퍼포먼스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말이다.


이상하게 고기를 먹은 그 날부터 속이 쓰린 일이 많았다. 힘보다 졸음이 쏟아지는 날이 많았다. 결국 문제가 여기 있음을 알았다. 더 이상 나에게 맨날 고기를 먹는 게 맞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비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적어도 채식을 먹으면 건강하게는 살 수 있을 것이고, 고기를 먹어도 내 몸이 허락하는 만큼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그래서 초반에는 비거니즘을 실천하고 계신, 요조님 톱클래스 인터뷰 기사와 비건을 다룬 호, 김한민 작가님의 아무튼 비건 등을 읽으면서 공부부터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특정 사상이나 고강도 높은 비거니즘은 따르지 못하더라도, 내 몸을 위한 현실적인 채식은 꼭 필요하다는 것 말이다.


그래서 나는 나름 절충점을 잡았다. 직장에 다니면 동료들과 어울리며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은 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 주변에 비건 식당을 찾기 힘들다. 지역마다 다르겠으나, 내 직장이 있는 지역은 전통시장 인근이라 중국집, 일식 우동집, 설렁탕집, 순댓국집, 분식집만 가득하다. 게다가 집안에는 어머니께서 밸런스 있는 아침 식단을 주셔서 꼭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기에, 나는 공부한 것을 바탕으로 1일 1식 채식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지난 12월 중후반부터 나름 지켜오고 있었다.










첫 달은 저녁, 그리고 주말 점심으로 설정했다. 재미는 쏠쏠했다. 저녁마다 건강한 밥을 먹으며,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또, 롯데리아 등에서 출시하는 미라클 버거 등을 먹으며 트렌드한 것도 느껴보았다. 그 뿐만 아니라, 새벽기상과 이 습관이 연계되다 보니, 채식을 지킨 그날은 퍼포먼스가 좋았다. 하지만, 여기서 또 개선해야 할 점을 느꼈다.


주중 저녁에 비건 식당을 가려면 광화문, 종로, 서촌, 이태원, 사당으로 이동해야 했다. 문제는 콘텐츠 제작자로 일하는 내 직무 특성상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다는 것. 꼭 가면 마감과 겹쳐 서둘러 먹고 나오거나, 집에 가서 쫄쫄 굶은 채 밥을 먹어야 했다. 게다가 비건식은 외식으로 할 경우, 의외로 비싸다. 가장 싼 게 9천원 ~ 좀 차려 먹을라 하면 13,000원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코로나 시국 때문에 집안 경제가 휘청이고, 나 또한 지금 직장을 만나기 전, 어떤 곳에서 급여가 제 때 정산되지 않아서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해서 돈 부담이 컸다. 그렇다고 하여 직무는 포기할 수 없고, 코시국이 끝날 때까지는 회사에 머물러 있으며 조직 내에서 업적을 세워야 하는 나의 시간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결국 나는, 비건식을 개선하고,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또 한 번의 시도를 감행하기로 했다.






바로, 비건 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요리를 해 먹은 것이다. 위 사진은 마켓컬리와 쿠팡 로켓프레시로 주문했던 비건라면, 팔라페, 비건 돈까스, 비건 궁중불고기이다. 이렇게 차리고 먹으면 3일 도시락은 나오겠다는 계산이 들었다. 그렇게 된다면 나는 습관을 지키고, 저녁마다 어기는 것에 대하여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거 좋다. 아마도 이번주 수요일부터는 비건 도시락을 만들어볼까 한다. 아침 20분 묵상 후, 30분 간 여유 시간이 있으니! 그걸 이용하여 요리를 하면 나도 좋은 식습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하여 목표는 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인 5월 31일까지는, 점심 비건 도시락과 주말 브런치 비건식 먹기를 시도해 보는 것이다.


이 좋은 습관을 포기하기 싫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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