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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실무형 팀장으로 살아남기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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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임희걸 Oct 22. 2023

리더의 콘텐츠로 권위를 만든다

매력적인 팀장되기

왜 리더에게 콘텐츠가 필요한가

1)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할까?
2) 팀원의 성장을 도울 전문적인
콘텐츠를 가지면 된다.

밀레니얼 팀원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최근 팀장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커뮤니케이션 방법, 회식 문화, 인사관리까지 새로운 세대와 함께 일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전문가의 조언도 구한다. 해답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라는 말이다. 하지만 팀장이 아무리 배려하려고 애써도 밀레니얼의 마음에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상사로 비칠 뿐이다.

어떻게 팀원들이 마음을 사로잡는 존경받는 리더가 될 것인가? 포인트는 ‘성장’에 있다. 밀레니얼은 성장에 높은 가치를 둔다. 성장을 통해 일의 보람을 찾을 수 있고 미래 자신의 시장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은 본래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졌다. 리더가 성장 방법을 제안하고, 그 성장을 도울 수 있다면 구성원은 열정으로 화답하지 않을까?

장윤혁 작가의 <팀장의 본질>에서는 콘텐츠 리더십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리더가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어야 팀원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든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팀원은 배울 점이 있는 매력적인 리더는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리더는 마음속으로 거부한다. 팀장에게 전문성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팀원이 진정한 리더로 인정한다.

전문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은 팀장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아울러 팀원을 성장시켜 전문성을 높이고 팀의 성과 창출로 연결할 수 있다. 콘텐츠가 있으면 팀원의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팀 전략을 세울 때 방향성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고, 팀원을 피드백할 때도 지침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리더로서 계속 일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 팀장 자리의 무게감이 커질 때면 나는 자신의 미래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자신을 스스로 달래곤 한다. 그러면 위로가 되고 다시 힘이 솟는다. 팀장이 단순히 회사를 위해, 팀원들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라는 책임감만으로는 부족하다. 팀장 역할을 하면서 나도 뭔가 얻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럴 때 시장에서 비싸게 팔릴 <경험 콘텐츠>를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뿌듯한 생각이 든다.

언젠가 우리의 직장 생활도 끝이라는 장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수십 년 직장 생활의 결과로 우리에게 남겨진 유무형의 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선배들은 오랫동안 직장에 헌신했지만 남은 것이 없다며 허탈감에 빠지곤 했다. 나는 이런 후회가 그동안 쌓아놓은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미리 준비한 사람에게는 전문가의 콘텐츠, 리더로서의 콘텐츠가 남는다.

따라서 팀장은 팀원의 성장을 위해, 또 나의 경쟁력을 위해 리더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리더의 콘텐츠란 「팀장이 먼저 전문성을 갖추고 그 전문성을 팀원이 받아들이기 쉽게 가공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제일 먼저 할 일은 팀장이 그만큼은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먼저 노력하는 것이다. 팀장은 계속해서 배우고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일단 전문성을 계속 업데이트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좋은 콘텐츠로 만들기 위해 구성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한다.

팀장이 만들어야 하는 콘텐츠

1) 콘텐츠란 ‘전문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갖추고 그걸 표현한 것’이다.
2)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구조화하는
    능력, 표현하는 능력
    세 가지 역량이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업무의 전문성이다. 전문성은 실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해내는 역량을 말한다. 막히거나 해결이 되지 않는 일이 되게 만드는 돌파력을 일컫는다. 실무형 팀장은 이 점에서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실무를 계속해왔기 때문에 실무를 꿰뚫고 있다.

실무 전문성을 보유했다면 어려운 국면에서 팀원의 리스펙트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클라이언트가 일의 범위를 늘리거나 추가적인 일을 요구하는 때가 있다. 팀은 이미 꽉 짜인 업무 스케쥴로 날카로운 상태다. 더는 업무를 나누어 맡을 팀원이 부족하다. 팀원 모두가 난감해하며 눈치를 살핀다. 이럴 때 팀장이 “추가로 요구받은 일은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이렇게 말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팀원들은 이런 팀장의 능력에 고개가 수그러든다.

과거의 팀장들은 이런 때 이렇게 했다. “어쩌겠냐, 나는 클라이언트와 회식도 해야 하니 너희들이 고생 좀 해줘라. 다 같이 나눠서 하면 어떻게든 되지 않겠어? 대신 내가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크게 한 번 쏠게.” 과연 팀원들이 이런 팀장을 믿고 총알이 쏟아지는 최전방에 나가려고 할까?

일을 잘한다고 해서 콘텐츠를 가졌다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가 되려면 그 일이 어떤 프로세스로 구성되어 있고, 어떠한 체계로 돌아가는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업무의 디테일은 계속해서 변한다. 아무리 예전에 오랫동안 담당했던 일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 일의 세부가 상당히 변화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커다란 프로세스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업무 프로세스를 머릿속에 그려두기 위해서는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일을 시작부터 끝까지 프로세스화 하려면 중요한 업무 단계별로 구분이 되어야 한다. 현대 기업의 업무는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마치 한 덩어리처럼 보이는 이 복잡한 과정을 핵심 단계에 따라 세분화한다. 이렇게 일을 쪼개고 나누려면 일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일에서 어떤 것이 핵심인지 알아보지 못하면 일이 돌아가는 단계를 명쾌하게 구분해내기 어렵다.

프로세스를 만들기 위해 큰 덩어리의 일을 세분화했으면 이번에는 구조화를 해야 한다. 구조화는 세분화한 일을 다시 새로운 덩어리로 묶는 과정이다. 정보를 일정한 틀을 가지고 묶으면 정보가 의미를 띄게 된다. 직장인의 대표적인 점심 메뉴를 예로 들면, 김치찌개, 제육볶음, 짜장면, 라면, 햄버거 등이 있다. 이런 음식을 한식, 양식, 중식, 분식 등으로 분류하면 구조화가 가능하다.

자료가 나열되어 있을 때는 그 의미를 알기 어렵다. 특정 기준으로 비슷한 정보끼리 묶으면 전체 모습을 파악할 수 있고 의미를 읽기 쉬워진다. 일반적으로 보고서를 만들 때 정보를 단순히 나열하면 보고받는 사람은 의미를 파악하지 못한다. 이럴 때 구조화를 통해 정보의 체계를 만들어주면 한눈에 주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핵심 파악 후 세분화, 구조화된 일 처리 과정을 말이나 글로 묶어내야 콘텐츠가 된다. 일의 핵심 파악부터 구조화까지 과정은 머릿속에서만 진행된다. 아무리 내 머릿속에서 일하는 방법을 하나의 그림으로 깔끔히 정리해봐야 소용없다. 이걸 꺼내서 보여주지 못하면 팀원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리더의 콘텐츠는 리더가 가진 암묵지를 팀원들이 알아보게 쉽게 꺼내 표현한 것을 말한다.

우선 글이라는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 팀장에게 중간 보고하는 방법을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다. 한 후배가 그 포스팅을 보고 팀장이 안심하는 보고 방법을 배웠다며 감사 인사를 했다. 글쓰기 플랫폼, 블로그, 책, SNS 등 요즘은 글을 남길 도구가 매우 다채롭다. 글쓰기는 내 전문성을 가시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자기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도구다.

다음으로는 PT 자료나 강의 형태로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 우리 팀은 교육 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팀원이 각각 담당 주제를 돌아가며 연구 강의를 한다. 평소에 다루지 않던 주제를 받아 새롭게 강의 자료를 만들어야만 하는 때도 있다. 전혀 다루어보지 않은 분야의 강의 자료를 만드는 게 두렵고 힘든 일이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해당 분야에 준전문가가 된다. 남을 가르치려면 나는 그 몇 배의 지식을 공부해야 한다. 머릿속에 전체 맥락을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걸 반복하면 지식을 습득하고 정리, 설명하는 요령이 생긴다.

더욱이 강의 자료가 축적되면 훌륭한 나만의 콘텐츠 모음이 된다. 팀장이라면 신입 또는 경력사원 온-보딩을 위한 강의, 팀의 핵심 전략을 공유하는 강의 등 팀원들에게 강의하는 것을 추천한다. 당장 팀원들의 역량개발에도 도움이 되고, 내가 가진 전문성도 확실히 정리할 기회가 된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실무 전문성은 갖추었지만 그걸 바로 글이나 강의 형태로 정리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이럴 때는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는 방법도 활용해 볼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해 스터디 그룹을 운영한다. 경제연구소의 보고서, 전문 분야 매거진의 기사,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아티클을 뽑아도 좋다.

스터디 그룹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멤버를 선발한다. 차례를 정하고 특정 업무 주제에 대해 각자 돌아가면서 아티클을 준다. 학습 내용이 발전할수록 자체적으로 글을 써보거나 자료를 만들어보면 콘텐츠 축적에 더욱 도움이 된다.

콘텐츠 개발 루틴 만들기

1) 내가 먼저 배우기
2) 자기다움을 갖춘다.
3)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팀장이 되려면 자기가 먼저 배워야 한다. 사내, 외에서 멘토를 찾아서 정기적으로 가르침을 얻는다. 교육 과정이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한다.

시간이 많다면 배움을 거부하는 팀장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팀장들은 시간에 쫓기고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멘토를 찾고, 교육을 들으라니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단순히 배워서 좋은 것만이 아니라 콘텐츠가 있어야만 팀원을 리딩하고, 무형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시간이 없고 피곤해도 콘텐츠를 찾는 발걸음을 멈춰서는 안된다. 팀장의 콘텐츠는 나의 경쟁력이자, 팀원들이 이끌 수단이다.

팀장에게 꼭 필요한 자세로 ‘솔선수범’이 있다. 이 중에서 ‘솔선(率先)’은 리더가 하기 싫은 일을 기꺼이 먼저 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뜻이다. 이어서 ‘수범(垂範)’은 구성원이 리더에게 매력을 느끼고 따르게 만드는 모습을 말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끌릴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팀원들이 바라는 팀장의 매력 중 하나가 나의 성장을 도와줄 콘텐츠를 갖추었느냐 하는 것이다.

콘텐츠는 화자의 ‘자기다움’이 담겨 있으면 더욱 매력적으로 된다. 상대방이 빨려 들어가는 이야기에는 말하는 사람의 견해가 담겨 있다. 어떤 현상과 이슈를 자기만의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리더가 더 매력적이다. 팀의 전략과 직접 관계되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형식적이고 따분하게 들린다. 팀장이 주니어 시절, 팀의 전략 방향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일했다가 몇 달간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수포가 된 일은 누구나 귀담아들을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점, 고치고 더 나아진 점, 일을 대하는 시각의 변화가 담기면 그 사람만이 가진 유일한 콘텐츠로 누구도 카피할 수 없게 된다.

콘텐츠를 찾겠다고 SNS에서 찾은 좋은 글귀, 책의 한 귀퉁이 글귀를 들고 와서 연설하는 리더가 있다. 자기다움이 없이 남의 생각을 훔쳐 온 것이다 보니 팀원의 마음을 움직일 리 없다.

마지막으로, 스킬이나 정보가 아닌 관점의 전달이 중요하다. 어떤 팀장은 자꾸만 단순 정보를 전달하려고 한다. 숨겨진 정보가 곧 힘이라는 과거의 논리에 빠져 있다. 이제는 팀장만 아는 고급 정보가 많지 않다. 정보의 습득과 공유도 젊은 직원들이 훨씬 빠르다. 그러나 문제와 주제를 자신만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면, 이건 주니어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고급 스킬이 된다. 재해석에는 나만의 새로운 가치와 의미가 담긴다. 깊이 있는 고민을 통해 그 주제를 자신만의 지식 체계로 변환시키고 그 관점을 제안해보자. 이런 팀장은 팀원들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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