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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걸 Apr 08. 2024

직장 생활 미니멈 매너 No. 5

최소한의 매너가 나를 지켜준다

요즘 같은 시대에 직장 생활에 예의범절이 필요하다고 말하면 시대착오적이라는 평을 들을지 모르겠다. 과거에는 ‘의전’이라는 이름으로 불필요한 예의가 강요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과도하게 형식을 중시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하는 편이 맞다.


하지만 직장 생활의 기본 매너는 언제까지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아주 기초적인 매너는 회사 내에서 뿐, 아니라 회사 밖에서도 통용된다. 우리가 직장 생활을 끝마치고 사업가가 되든, 프리랜서가 되든 이러한 기본 매너는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된다.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는 이런 매너를 몸에 익히기 아주 좋은 시기다.


매너는 상황에 따라 다르고 회사에 따라서도 다르게 적용된다. 따라서 ‘이 정도만 지키면 최소한 기본은 갖출 수 있다’라고 여겨지는 미니멈 매너를 알아보자.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매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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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1 – 자기 자리에서도 용모 매너


머리에 헤어 롤러를 말고 일하는 여성, 사무실에 손톱을 깎는 남성을 보면 동료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화장을 살짝 고치는 정도로 멈추면 좋을 텐데, 풀 메이크업을 한다. 거울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여드름을 짜고, 왁스를 바르고 머리를 매만진다.


처음 회사에 들어오면 누구나 이런 행동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점차 사회화(?)가 되며 이런 행동이 줄어들게 된다. 물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주변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이런 행동은 자기 자리를 ‘프라이빗한 공간’이라고 여기는 데서 나온다. 누구도 넓은 광장에서는 여드름을 짜거나 손톱을 깎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은 자기 책상은 자신만의 공간이라고 착각한다. 책상에 앉는 순간부터는 개인의 공간에 왔다는 편안함을 느낀다.     


회사에 오래 다닌 높은 연차 선배들에게는 개인 좌석도 ‘퍼블릭한 공간’에 해당한다. 여러 사람의 지적과 구설수를 겪었기에 내 책상에서는 행동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이런 인식 차이가 자연스럽게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 회사에서는 내 자리도 퍼블릭한 공간처럼 여겨진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No. 2 – 준비물부터 챙기는 미팅 준비 매너


생각보다 미팅에 아무런 준비 없이 들어오는 사람이 많다. 미팅이 있다면 반드시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이것들만 챙겨도 미팅에서 곤란한 상황을 대부분 피할 수 있다. 그러니 미팅에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첫째, 미팅 시간 10분 전에 자리에 앉는다. 너무 일찍 미팅 장소에 앉아 있어도 별로 바쁘지 않은 사람처럼 보인다. 반대로 미팅 시각에 딱 맞춰 도착하면 준비가 부족한 사람으로 보인다. 미팅에 늦는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둘째, 사전 준비 자료는 미리 출력해서 참석한다. 미리 준비하면 혼자만 아무런 자료가 없다는 사실에 뻘쭘해하지 않아도 된다. 출력물이 있다면 진행자가 PPT를 넘기는 속도와 상관없이 내 속도에 따라 정보를 취득할 수 있어서 좋다. 미팅이 지루한 것은 진행 속도와 내 생각의 속도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료를 보며 내 나름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질문거리를 미리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셋째, 질문이나 이슈 사항을 미리 체크해 둔다. 미리 질문을 준비하면 미팅 내용에 좀 더 관심이 생긴다.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니 졸지도 않게 된다. 때로는 날카로운 발언에 돋보이는 인재가 되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No. 3 – 내 권리지만 그래도 한 번 물어보는 휴가 사용 매너     


휴가는 직장인의 당연한 권리다. 열심히 일했으니 원하는 때 원하는 방법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휴가를 계획하기 전에 선배나 팀장에게 한 번 물어보는 센스를 발휘해 보자. 상대는 바쁘고 지친 상태이므로 후배가 갑자기 휴가를 쓰는 상황에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이렇게 바쁜데 휴가 쓸 생각만 하는 건가?’ 하는 핀잔이 먼저 떠오르게 마련이다.     


우선은 휴가를 써도 되는 시점인지 확인한다. 어떤 때도 맘껏 휴가를 쓸 수 있는 때는 없지만 선배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긍정적인 대답을 하게 된다.      


“팀이 바쁠 때 조금 죄송하지만, 며칠 연차를 써도 될까요?”     


휴가 전날 퇴근하기 전에는 다시 한번 휴가 일정을 확인한다. 상사는 우리의 휴가 일정을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 휴가 첫날 아침이면 ‘이 친구가 왜 안 나오지? 지각인가?’라고 생각한다.     


“이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내일부터 3일간 연차를 사용합니다. 배려해 주셨으니 무사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No. 4 – 자리를 비울 때는 옆 사람에게 알리는 센스


여러 사람이 프로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때가 있다.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면서 어디에 갔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핸드폰으로 전화해도 잘 받지 않는다. 한참 뒤에야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커피를 들고 나타난다. 동료들은 이런 때, 미숙한 사람이라고 오해해 버린다.      


사실은 팀장과 면담을 하거나, 중요한 미팅에 참석한 것일지도 모른다. 당연한 일을 하고도 동료들에게 오해를 받는 셈이다. 이런 불편한 상황을 겪지 않으려면 일정 시간 이상 자리를 비울 일이 생겼을 때 바로 위 선배에게 목적지를 알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회계팀에서 예산 문제로 미팅을 하자고 하네요.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개인적인 일이라고 해도 상식선에서 용납되는 일이라면 알리도록 한다. 동료들도 개인적인 일이 있으므로 충분히 납득이 가능하다.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지는 것보다는 당당히 알리고 자리를 비우는 편이 서로 편하다.     

“재무팀의 동기가 요즘 많이 힘든가 봐요. 저와 면담을 좀 하고 싶다고 하는데 잠시 다녀와도 될까요?”     


아주 사소한 차이지만, 용건을 밝히고 떳떳하게 자리를 비우면 아무 뒤탈이 없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비웠다가 딴짓하는 모습이 목격되는 순간, 괘씸한 녀석으로 낙인찍히게 된다.     



No. 5 – 생각보다 중요하다정확한 호칭을 부르는 매너     


주니어 때는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하다. 팀장이든 부장이든, 나보다 상사고 높은 사람이라는 의미가 중요하지, 호칭이야 다 높은 사람을 부르는 것이라고 간주하기 마련이다. 호칭은 그 사람의 역할과 위상을 나타낸다. 게다가 그가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때는 호칭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사회적 위치가 높을수록 호칭에 주의하여야 한다.     


사내에서 문서에 누군가의 이름을 쓰거나 말할 때는 호칭을 한 번 더 확인하는 편이 좋다. 요즘은 대부분 사내 인트라넷에 직원 검색 기능을 갖추고 있다. 거래처나 공공 기관 등 사외의 사람이라면 명함을 받거나 정확한 호칭을 묻도록 한다. 간혹 공식 호칭이 없는 분들도 있다. 프리랜서나 1인 기업가 등은 별도로 정해진 호칭이 없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상대방이 불러줬으면 하는 호칭’을 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어떻게 호칭할지 묻는 것은 결례가 아니다. 호칭이 명확하지 않으면 어떻게 불러야 할지 물어보도록 한다.     

“제가 어떻게 호칭해 드리면 좋겠습니까? 핸드폰 주소록에 대표님이라고 저장해 놓아도 될까요?”     


굳이, 피곤하게 직장 생활에서 이런 매너를 꼬박꼬박 지켜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물론, 불필요한 허례허식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마음 한구석이 껄끄러운 채로 매너를 무시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매너가 자동으로 나오도록 익히는 쪽이 속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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