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더라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내가 무급휴직을 시작한 한 달 전 11월 1일, 두 달을 어떻게 꽉 채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했었다.
기업들은 미래예측 보고서를 만든다는데, 나도 스스로 내 미래예측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3가지의 분야를 공부하겠다. 나름의 다짐도 했었다.
지난날 남들은 내 말을 듣고는 참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두 달이란 시간 안에 뭘 하긴, 눈 깜짝할 새에 한 달이 지나고 뭔가 해야겠다 싶어 시작할라 하면 두 달이 지나있을걸 '
' 넌 참 쉬지를 못하는구나, 그냥 잘 쉬어도 충분히 좋은 휴직일 거야'
'책만 10권 읽어도 성공한 두 달일걸'
회사를 출근했을 때는 하루라는 시간 안에 참 많은 일을 처리했던 것 같은데 웬일인지 혼자 이 하루를 나에게만 온전히 쓸 수 있게 되니 게을러지는 게 사람 심리인가.
출근 준비를 하지 않게 되니 한 시간 더 자겠다 한 게 일어나니 11시가 넘어가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 아점을 차려먹으니 어느새 1시.
그래도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것이 밥 먹으며 주식차트보기 (사실 이건 출근할 때도 봤던 거), 맘 맞는 친구들과 3번째 유튜브 영상을 제작하게 된 것, 국민내일배움카드로 코딩 학원에 등록한 것.
내 나름의 3가지 다짐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
다짐할 당시의 의기양양한 다짐은 어디 가고 간신히 그리고 간간히 체크리스트만 지워가고 있지만 그럭저럭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칭찬해본다.
학창 시절 방학기간처럼 뭔가 대단한 걸 해낼 수는 없지만 충분한 휴식과 책 한 권으로 오늘 하루를 난다.
그럭저럭 코딩 자바스크립트는 함수까지 배웠네.
독립한 내 집을 돌보는 일도 오늘 할 일에 추가한다.
굶주린 내 배를 채우는 일도 한 줄 더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