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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Apr 08. 2018

고흐 : 추수하는 사람




들판 끝까지

펼쳐진 가을의 밀밭을

  수그린 허리의 힘으로

베어나갈 때

그만큼의 속도로 다가오는 하늘을

그는 감지 못할 것이다.


마침내

명경의 하늘 밑에 닿아

낫을 내리고

빈손에 뻣뻣해진

허리를 펴면


하늘이 밀짚단을 껴안듯

그를 안아 줄 것이다.


수고하는 자여

그대가 하늘을 수확하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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