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 풍경
이 풍경은 눈으로 본 풍경이 아니다. 이 풍경은 겨울쪽으로 기우는 가을의 풍경이지만, 눈으로 바라본 풍경이 아니다. 이 풍경은 세월과 시간의 풍경이면서, 약시(弱視)의 풍경이면서 인생의 끄트머리에 닿은 노인의 풍경이다. 노인이 되어야 볼 수 있는 풍경, 아니 노인이 되어야 만들어낼 수 있는 풍경이다. 시간과 인생, 경험과 관조, 점점이 약해지는 가을벌레 울음 소리 같은 풍경이다. 한 낮의 햇살 아래 선명하게 드러낸 세상의 풍경이라는 것도, 노인의 흐릿한 시야 안에서는 풍경도 뭉그러진 추상의 덩어리처럼 변하는 것이다.
모네 . 풍경. Pastel on paper. 21,5 x 27,7 cm. Private col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