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녘으로부터

by 일뤼미나시옹

해 질 녘으로부터

-그림모든


기다렸잖아,

해 질 녘이 될 때까지

어둑어둑, 기다렸잖아


해 질 녘으로부터

몸 밖으로 내어놓는

사람의 발음도 빈 나무와

겨울산의 발음도

파슬파슬할 때가 있잖아


갈 곳 없어도 어딘가 가는 길고양이처럼

해 질 녘도 잔등이 있어 가고 있잖아


어둑어둑 가고 있잖아


그러면

나는 내어놓잖아


비틀고 헤집고 들어갈 곳이 아닌 동경

이후가 없는 동경을

내어놓잖아, 그러면

회귀하는 저녁 새들이

잔등을 보여주잖아


이후가 없어지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