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한 시간
-그림모든
무언의 글이 쓰고 싶었다.
바람 결의 글, 무언의 글.
변두리를 서성거렸다. 며칠 째
밤의 거리를 무언의 글로 치환하고
싶었다.
별의 거리를 쓸 수 없으니까
목련의 거리를 쓸 수 없으니까
검은 대나무나 까마귀에 대해 쓸 수 없으니까
너, 너, 너 없는 밤의
한 시간을 위해
변두리를 서성거리는 묵시
밝은 창 유리들 속에서 나는 사물의 사체를
보고, 사물의 절규를 보았다.
다들 너무 한다 다들, 저리 사물에 불 밝히고
사물을 불빛에 사로 집고 값을 치르려는 지갑의 쟁탈전
아침의 결속된 의미들 같은 전철과 과속들 틈에
나는 부드럽게 미소 짓는
지난밤의 너, 너, 너 없는
밤의 한 시간을 살폈다
왼 가슴 아래께에 뛰고 있는
밤의 한 시간을 떼어내서
나 없는 빈자리에 너의 곁에
두려 한다
결속 없고 부식 없는 시간
없음에 헤맴으로 얻게 되는
충혈 된 눈으로 들여다보는
밤의 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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