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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으로부터 III

by 일뤼미나시옹


첫 눈으로부터 III



흰 눈을 얹고 있는 소나무의 첫 가지

첫 눈으로부터

목매고 싶어라


소복이 내 목숨을 가지에 내어주는 거

그래 보고 싶어라, 첫 눈으로부터


봉헌

미사 시간에 녹여 먹는 전병 같은

가벼운 생애를

흰 눈의 가지에 내어주고 순백으로

펼쳐지고 싶어라


눈물이 줄줄 새어 눈곱이 말라 붙은 노모가

방에 앉아서 갓 지은 흰밥을

공기에 담는 동안

첫 눈으로부터


흰 소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을 순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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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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