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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돌이 되는 여행
- 일뤼미나시옹
객지는 빈 그릇이다
사원을 짓고 떠난 빈 돌이다
갈대가 마르는 바람에
객지는 빈 방을 흰 먼지로
가라앉힌다
사려 깊었던 침묵 속으로
너는 사라졌다
옷자락이 흔들리는 해거름에
새소리가 너였다
떠돌고 나서 돌아오는 건
구름 살이를 마친 여행이다
밥을 먹고
비워진 그릇은
사원을 짓고 떠난 새의
후유증이다
빈 방 물걸레질 후
서늘한 방에서
돌이 되는 귀향이다
그림: 이우환 - 일치
시골에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