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마의 여행기록
2024년 8월 31일 1박 2일 여행
강원도 강릉 주문진
드라마를 보면 꼭 가보고 싶은 드라마 속 촬영지가 있다.
한번 가보았지만 다음에 여행을 가면 또 들르고 싶은 곳, 바로 강릉 도깨비 촬영지 주문진방사제는 그냥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파도가 방파제에 부서지는 모습도 너무 좋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이 이었던 김고은이 너무 힘든 순간에 마법처럼 나타난 공유의 모습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드라마의 명장면이다.
빨간 목도리를 목에 두른 고등학생의 김고은에게 메밀꽃을 건네주며 말하는 공유만의 중저음의 보이스가 지금도내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얼마 전 아이들과 함께 본 드라마 '도깨비'는 나에게 또 다른 추억이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2016년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 조카들의 육아로 동생 집에서 함께 지내던 엄마는 그 당시 초등학생들이었던 조카들과 함께 도깨비를 기다리며 설레면서 드라마에 빠져 들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 해 겨울 크리스마스이브날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나는 엄마의 상을 치르고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엄마가 너무나 즐겨 보시고 좋아했던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 다시 조금씩 일어설 수 있었다.
사실, 엄마의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던 현실에 그만 적응하여야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함께 보자고 제안했던 드라마 도깨비를 우리는 연이어 보았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알게 모르게 나에게도 위기의 순간 나를 도와줄 도깨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힘든 일이 있어도 참아내고 이겨내면서 지내오고 있는 것 같다.
만약 나를 지켜봐 주고 있는 도깨비가 있다면 그 도깨비는 공유와 비슷하기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7년도 훌쩍 지난 최근 초롱이와 초콩이와 함께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 초등 4학년인 초롱이의 친구들은 벌써 다른 드라마들을 보고 이야기 나누는데 아직 초롱이만 드라마를 보는 것이 없던 것 같아서, 어떤 드라마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바로 도깨비였다. 외할머니와의 추억? 도 함께 이야기하면서 나누다 보니 아이들도 어느새 도깨비의 매력에 푹 빠졌고, 나오는 조연들의 맛갈나는 연기에 초콩이는 볼 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졌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 여행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도깨비촬영지를 만났기에,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다.
도깨비 촬영장은 강릉 방사제는 이미 강릉에서도 많은 인기가 있는 곳이어서 한동안은 한참을 줄을 서서 사진을 찍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앞에 한두 팀의 가족 혹은 지인들이 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하늘까지 너무 예뻤던 이 날,
아이들은 아마도 채집을 하러 가기로 했기에 얼른 가고 싶은데 엄마가 사진을 찍자고 해서 조금 투덜대기도 했지만, 금세 채집은 잊고 방사제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하나둘씩 쌓아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서 방파제 앞쪽으로 파도가 세게 넘실대는 동영상도 너무 좋았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하늘과 바다를 마음껏 담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자자, 채집만 생각해!! 채집만!!
사진을 잘 찍지 않으면 채집 안 간다는 무언의 협박에 아이들은 한두 번이 아니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잘 따라 주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포토 타임이다. 사람도 많고 시간이 없으니 후다닥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바로 찍어야 한다. 다만 아이들이 한 번에 움직여주기만을 바랄 뿐...
우리는 항상 사진을 찍는 재미있는 루틴이 있다.
바다에서건 해변에서건 넓은 공간과 평평한 공간이 있다면 우리는 일단 높이 뛰기로 한다.
이번에는 내가 맨 먼저 바다 맨 앞쪽에서 시작을 했다.
그런데,,, 엄청 높이 뛰었는데, 사진 속에는 5센티? 아니 1센티인가??
그런데 한 번에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없으니, 일단 뒤로 빠진 다음에 바다를 향해 멋진 사진이 나올 때까지 뛰엇!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사진의 순간을 잡기가 영 어렵다. 그래서 늘 초파가 사진을 찍는다.
초파의 아이폰 13 Pro max 우리의 멋진 사진을 찍기에 연습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느새 높이 뛰기에 재미를 붙였고, 이렇게 사진첩에 사진이 쌓여간다.
초롱이가 정말 높이 뛰기 달인인데, 어느새 초콩이가 누나를 따라간다.
그런데 포즈는 초롱이가 좀 더 예쁜 편이라 초롱이에게도 주문을 해 보지만, 이 털털이 아가씨는 개구리 자세가 제일 높게 뛸 수 있나 보다!
바로 옆 영진해변의 고운 모래 뒤로는 예쁜 등대가 있다. 시간이 많으면 좀 더 머물고 싶은 곳,
나중엔 이 뒤로 카페에 자리를 잡아봐야겠다.
아이들이 예쁘게 사진을 찍어 주었으니, 이제 정말 채집하러 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