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드는 의구심
상대를 잘 믿지 못하는 나에게 쓰는 편지
이전에는 그랬다.
믿음은 상대가 나한테 가져야 하는 일이라고.
먼저 불신을 가져다 줄만한 혹은 믿음을 가져다 주지 못할 언행들을 내가 했기에.
그렇게 불확실한 모호성을 줌으로써
나 스스로를 보호한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주고 다쳤을 때의 나의 모습이 트라우마로 남아 그렇게 늘 누구에게 충실하지 못한 채 나를 보호했다.
그러던 어느순간 들었던 생각이
믿음은 나도 상대방에게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도 한때는 상대를 온전히 믿었던 적이 있었다.
이 사람이 나를 정말 사랑할까?
절대 한치도 믿어 의심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 있었다.
다행히도 첫연애 였기에
지금의 나도 그때를 기억하며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을 원하고 있고 그만큼의 사랑을 하기를 원한다.
그 당시에는 참 그 믿음이 그 사랑이
당연한 것인줄만 알았는데
지나고 나니 너무 감사하고 소중했던 것이었다.
상처를 받고 배신을 당해
심각하게 방황하던 날들이 있었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한 채
방황하던 날들
준비되지 않은 상처받은 가시들을 그대로 가지고
준비된 상대방에게 그 가시를 그대로 찔렀던 날들.
어느 정도 다 빠졌는가 싶었는데,
아직도 상대방의 마음에 의구심을 가진다.
나의 문제 일 수도 있겠지.
혹은 나이가 주는 현실이 가져다 주는
가슴보다 이성이 따르는 연애여서 그럴까?
꾸준히 외치는 상대의 부름에도
처음의 불 같던 꿀이 떨어지던 그때의 모습을 그리워 하는 건 내가 너무 어려서 일까...?